6개월 예금 금리 역전
은행, 단기 예금 유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

최근 은행권에서 6개월 정기예금의 금리가 1년 만기보다 더 높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기예금은 장기 가입 시 금리가 더 높게 책정되지만, 현재는 오히려 단기 상품의 금리가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예금 전략을 조정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 고객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난 3월 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만기 6개월 예금 상품 31개 중 10개(약 32%)에서 만기 1년 금리보다 높게 나타났다. 광주은행의 ‘The플러스예금’은 6개월 가입 시 금리가 3.10%로, 1년 만기(3.00%)보다 0.1%P 높다.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과 ‘스마일드림 정기예금’ 역시 각각 3.10%, 3.00%로, 1년 금리를 웃돈다.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6개월 3.10%, 1년 3.05%)과 ‘내맘 쏙 정기예금’(6개월 3.20%, 1년 3.15%)도 비슷한 구조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iM스마트예금’의 6개월 금리(3.20%)를 1년(3.10%)보다 0.1%P 높게 설정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의 대표 상품 ‘코드K 정기예금’은 6개월 금리가 3.00%로, 1년보다 0.1%P 높은 수준이다. Sh수협은행의 ‘헤이정기예금’, ‘Sh해양플라스틱Zero!예금’은 6개월 금리가 1년보다 0.05%P 더 높게 책정됐다.
정기예금은 보통 장기로 예치할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구조를 가진다. 고객이 장기간 자금을 예치하면 은행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오히려 6개월짜리 예금 가입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이는 기준금리가 내려갈 경우, 자금 회전이 빠를수록 은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빠르게 돌아와야, 금리가 인하된 이후 낮은 금리로 조달된 예금의 비중이 늘어나기 쉽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조달 비용을 줄이고, 이자 지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올해에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3.00%에서 2.75%로 인하했으며, 추가로 1~2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은행들은 예금 금리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시장 금리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18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은행채(AAA) 6개월 만기 금리는 2.949%로, 1년물(2.854%) 및 3년물(2.924%)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이에 맞춰 단기 예금 금리를 높게 설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유리한 선택은 무엇일까? 현재 상황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예금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1년 예금 금리를 먼저 낮춘 것”이라며 “곧 단기·장기 모든 예금 금리도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단기 고금리에 현혹되지 않고 장기적인 예금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 6개월 금리가 높더라도 만기 이후에는 더 낮은 금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될 경우, 6개월 후 재가입 시 더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1년짜리 예금이 결과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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