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엔비디아 등 보유 상위 주식 매도
팔란티어, 브로드컴 등 AI 관련 종목 매수
팔란티어와 슈퍼마이크로컴 2배 이상 매입

10일 국민연금공단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 13F 공시 및 마켓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민연금은 엔비디아를 119만 6,000주 매도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78만 9,000주, 10만 9,000주 매도했다. 이들은 작년 말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보유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기업이다.
작년 말 가격 기준으로 하면 애플로는 2억 달러(약 2,904억 원)의 수익을 실현했다. 엔비디아로는 1억 6,000만 달러(약 2,324억 원), 마이크로소프트로는 4600만 달러(약 668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그 외에도 국민연금 미국주식 포트폴리오 상위권에 속하는 메타, 알파벳, 테슬라, JP모건, 엑손 모빌, 비자, 넷플릭스 등 지난해 내내 높은 평가수익을 안겨줬던 종목들을 매도해 일부 차익 실현했다.
지난해 말 미국주식에서 나온 수익을 매도한 과정에서 생긴 빈자리는 ‘넥스트 엔비디아’가 될만한 종목으로 채웠다. 특히 이번 포트폴리오에는 AI 하드웨어에서 AI 소프트웨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 투자 상황을 반영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보유 비중을 늘린 상위 5개 종목은 팔란티어, 브로드컴, 아마존, 램 리서치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다수를 차지했다. 해당 종목들은 모두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주로 주가가 상승 중인 종목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팔란티어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지분을 2배 가량 늘렸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군사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지난해 S&P500과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며 주가가 약 300% 상승했다. 올해에도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페이팔 마피아’의 효과로 트럼프 수혜주 중 하나로 떠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또한 AI에 대한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 확장 등을 통해 고성능·고효율 서버를 생산하며 2023년부터 2024년까지 1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가는 지난해 3월 122.90 달러에 거래돼 연초 대비 300%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슈퍼컴퓨터의 주가는 38.61 달러를 기록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모두 강점을 보이는 통신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미국주식 투자자들이 그동안 급등한 엔비디아 외 새로운 AI 관련주를 찾는 과정에서 부각된 종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와 같은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과정에서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브로드컴이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팔란티어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각각 194만 3,000주(1억 5,000만 달러)와 94만 9,220주(약3,664만 달러)를 매수했다. 이로 인해 팔란티어 보유 비중은 0.25%가 됐다. 팔란티어 보유 금액도 1억 1,159만 달러에서 3억 7,391만 달러로 235% 급증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팔란티어 주식을 총 494만 3,328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램 리서치는 303만 5,000주(2억 2,000만 달러)를 사들이며 보유 비중을 0.21% 늘렸다. 브로드컴과 아마존은 각각 32만 주(약 7,400만 달러)와 16만 3,000주(약 3,600만 달러)를 순매수하며 미국주식 포트폴리오 내의 보유 비중을 0.5% 늘렸다.
한편,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의 기관 투자자로, ‘국민연금을 따라 투자하면 손해를 보지 않는다’라는 인식이 있을 만큼 주식 투자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참고하기도 한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제외하면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지난해 초부터 11월 말까지의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은 12.57%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은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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