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의 생각과 대통령 재임 시절의 고충을 직접 털어놨다. 대통령직을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의혹에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오히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지나치게 힘들었다며 5년 이상 재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야당과의 대립 속에서 계엄 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은 힘든 자리였고, 5년 이상 하면 제 명에 못 살지 싶었다”라며 장기 집권을 목적으로 계엄을 추진했다는 해석을 부인했다. 이어 “험한 말로 ‘미쳤다고 장기로 앉아서 이 짓을 하겠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야당의 정치적 행보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젠 정말 야당 행태에 대해 정치적으로 할 말 하면서 가야겠다, 이런 생각이었다”라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계엄이 해제된 뒤 국정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제 개인은 더 공격받고 어려울 수 있지만, 십자포화에 맞서 이제는 나도 좀 싸워 나가야겠다 싶었다”라고 답했다.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정부 운영이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자신이 정치적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각오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재직 당시의 수사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 공직자들을 수사한 것이 정권을 흔들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가 선출된 정부를 흔드는 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비리를 단호히 제거해 정부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당시 수사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밝혔다.
아내 김건희 씨와 나눴던 대화도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 사건 수사 이후 어려움을 겪던 시기 아내가 정치권력과 맞서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계엄 이후에도 비슷한 반응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아내로부터 “거대 야당이 어쩌든 대통령 직위를 좀 즐기고 하지, 미쳤다고 그거 해서 이렇게 고생하게 하냐”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데 나는 해야 할 일을 안 하곤 (못 배긴다)”며 과거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때도 자신의 원칙을 지키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피고인 신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를 장기 집권 시도가 아닌 야당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진술로 계엄 선포의 위법성과 내란 혐의에 관한 최종 판단은 항소심 재판부의 심리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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