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친일 인사의 글씨를 독립운동가의 작품으로 잘못 소개한 전시 논란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해당 작품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전시품 검증 부실과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유 관장은 이번 사태로 국민이 박물관에 보내온 신뢰가 훼손됐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박물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관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도 내놨다.
21일 유 관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전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특히 자신의 잘못이 국립중앙박물관의 신뢰와 직원들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라는 말로 이번 사태에 대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
관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라는 설명을 제시했다. 자신의 사퇴가 기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취지다.
이번 논란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비롯됐다. 박물관은 전시 당시 독립운동가 박원근 지사가 작성한 것으로 소개된 유묵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그러나 이후 해당 글씨의 실제 작성자가 친일 인사 박중양으로 확인되면서 작품을 전시 공간에서 철수했다.
작품의 작성자를 잘못 소개한 사실만으로도 전시품 확인 절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문제가 된 유묵이 유 관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작품이라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물의 작성자와 관련 정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확인을 거쳤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박물관장의 개인 소장품이 자신이 책임지는 기관의 특별전에 포함된 경위를 두고 이해충돌 문제도 불거졌다.
유 관장은 전시 오류로 실망을 안긴 국민과 관련 유족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입장문에는 “이번 일로 실망하고 상처받으신 국민 여러분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라는 사과의 뜻이 담겼다.
다만 작품을 둘러싼 논란으로 특별전 전체의 의미가 훼손되는 상황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의 의의가 이번 일로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당부를 전하며 전시가 가진 본래 취지를 강조했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했던 시간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유 관장은 “비록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영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영광이었다”는 말로 재임 기간을 돌아봤다.
독립운동가의 유묵으로 소개된 작품이 실제로는 친일 인사의 글씨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박물관의 전시 관리 책임 문제로 이어졌다. 특히 해당 작품의 소유자가 유 관장 본인으로 확인되면서 검증 절차뿐 아니라 전시품 선정 과정까지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결국 유 관장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기관의 명예 회복을 이유로 사퇴를 선택했다. 국민과 유족을 향한 사과와 함께 특별전의 본래 의미가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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