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와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지 공관 인력의 절반가량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최근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인 데 이어 외교 인력까지 감축하는 추가 조치를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과 현지 공습 위험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0일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 주재 공관원의 일부 철수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외교부 측은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친 공습 위협이 상존해 안전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공관원 일부 철수를 결정했다”라고 부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철수 대상이 전체 공관 인력의 약 절반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원과 공관 규모는 안전상 이유와 외교 관례를 고려해 알리지 않았다. 실제 철수 일정 역시 현지 정세와 양국 간 협의 상황을 살펴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에 이러한 결정을 미리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에 머무는 우리 국민과 공관 인력은 총 85명이며, 교민들의 대피 의사도 지속적으로 확인 중이다. 교민이 대피를 희망할 경우 철수 직원들보다 먼저 또는 함께 현지를 떠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양국의 갈등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문제에서 시작됐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당초 송환 관련 협의 내용에 비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정부도 포로와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 비공개 방침을 받아들였다.

기존 협의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포로들의 한국 송환 사실을 발표했다. 이후 이 대통령이 유감을 나타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외교적 오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공개 사과가 없다면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엿새 뒤인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하면서 외교적 항의 수위를 높였다.
한국이 해외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것은 지난 2008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응한 이후 18년 만인 것으로 기록됐다. 이번 공관원 철수도 이러한 대사 소환 조치에 이어 이뤄졌다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상당하다.
현재 정부는 공관원 안전 확보와 우크라이나 측의 대응 상황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철수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양국 간 갈등 해소 여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후속 조치와 향후 외교 협의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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