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충돌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놓고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자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침해를 주장하며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관련된 5개 재판의 재개 필요성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뉴스 1의 보도에 따르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국정감사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 진행 방식을 문제 삼았다.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용하지 않은 데다 증인 선서와 답변까지 요구한 것은 기존 관례를 넘어선 조치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을 겨냥해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감금시키고, (증인) 선서를 강요하고, 탄핵을 겁박한 여당 의원들의 만행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었다”라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법치 파괴, 위헌 공동체”라고 말했다.
여야의 충돌은 지난 6일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본격화했다. 기관장으로 국회에 출석한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마친 뒤에도 이석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약 2시간 30분 동안 회의장에 머물렀다. 민주당 측은 대법관 재제청 문제 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국민의힘은 사법부 수장을 상대로 지나친 압박이 이뤄졌다고 맞섰다.
조 대법원장 역시 이날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상세히 내놨다.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통해 대법관 제청권은 헌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는 취지를 피력했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는 헌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사유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 국회의 동의 절차,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일부 의원은 “재제청 거부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부정하는 것”, “(대법원장)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반대편에 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국 이 대통령을 위한 명픽 대법관, 전용 대법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대법관 후보 재제청을 둘러싼 충돌이 여야의 정면 대립으로 이어진 셈이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도 다음 날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공세를 이어갔다. 이들은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출석시킨 절차와 야당 의원들의 발언권이 제한된 점을 함께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어제 국회 법사위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헌정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하나는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출석시켜 증언하게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하루에 두 명이나 야당 의원의 발언권을 정지시킨 것”이라며 “서 위원장은 요건과 형평에 맞지도 않는 발언권 정지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당내에서는 조 대법원장을 향한 여권의 압박을 이 대통령 관련 재판 문제와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주장이 현실화할 경우 정치적 역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 대통령의 재판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도 이 대통령 관련 재판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여당의 대법원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고 정부의 뜻대로 안 되니 그러는 것 아니겠느냐”며 “법원 전체가 분노하면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중 단 한 개라도 재개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의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도 사법부 내부 상황을 거론하며 “대법원장이 억하심정을 갖고 이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할 만한 성향의 판사를 그 재판부에 넣어버리면 정권은 한순간에 끝난다”며 “대법원장이 칼을 쥐고 있으니까 무섭긴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정치적 전망과 주장에 해당하며 실제 재판 재개 여부는 각 재판부의 법적 판단과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여야는 대법관 재제청 문제와 국정감사 진행 방식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방은 사법부 독립과 대통령의 임명권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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