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가 식사와 와인 구매 등 업무추진비 사용을 둘러싼 논란에 직접 입장을 내놨다. 카드 관리와 예산 집행은 법원행정처 담당 직원이 맡아 자신은 구체적인 결제 금액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다. 다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에 대해서는 집행 방식을 바로잡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묻자, 조 대법원장은 “저는 카드를 본 적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무추진비 카드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도 별도 설명을 내놓았다. 법원행정처 담당자가 카드를 관리하고 회식 일정까지 정하면 자신은 현장에 참석해 구성원을 격려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저는 가서 그냥 그 사람들을 격려해 주는 것뿐”이라며 “그날 식사값이 얼마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라고 해명했다.
고가 식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구성원들이 잦은 모임을 선호하지 않아 가끔 만날 때 원하는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금액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대응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지출 금액이 커진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에 처음 알았다”라고 답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업무추진비 사용 방식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앞으로는 시정하고 국민들께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와인 구매 내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대법원이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업무추진비로 1억 800만 원 상당의 와인을 구매했다며 사용처를 추궁했다. 직접 마신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 대법원장은 “저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선물 용도로 사용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라고 부인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의 대응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대법원이 당시 침묵했다는 이 의원의 비판에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누구보다 어느 기관보다 먼저 위헌적이라고 이야기하고”라고 반박했다.
이어 계엄사 측에서 인원이나 명단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이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설명을 보탰다. 조 대법원장은 “제가 절대 위헌적인 행위니까 보내지 말고 명단도 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라며 “전혀 비상계엄에 협조한 바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사법부 신뢰도 문제에 대해서도 반론을 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서 다른 나라 대법원장이 국제기구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사법 신뢰도가 개선됐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이날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 대한 책임 범위와 관리 방식으로 모였다. 조 대법원장은 구체적인 결제 내역을 직접 알지 못했다는 점을 거듭 설명하면서도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가 식사와 와인 구매 내역까지 국감 쟁점으로 번진 만큼 향후 대법원의 업무추진비 관리 방식에도 변화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