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공방이 하루 사이 또 달아올랐다. 이번에는 청와대가 세 번째 공지를 띄웠다. 재제청 요청 공문에 구체적인 사유가 없다는 조 대법원장의 설명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임명 거부 의사가 공문에 충분히 담겼다고 강조하면서 대법원의 해석을 두고 ‘위헌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청와대가 23일 오후 내놓은 3차 공지의 핵심은 공문에 적힌 손봉기 후보자 관련 내용이었다. 해당 공문에는 헌법 제104조 제2항과 법원조직법 제41조 제2항에 따라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으니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청와대가 주목한 부분은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라는 대목이다. 임명에 필요한 다음 절차를 밟지 않겠다는 문구 자체로 대통령의 임명 거부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제청을 요구하게 된 이유 역시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확인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청와대는 “호도하고 있다”라고 맞섰다. 전날부터 이어진 문서 형식 논쟁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전날에는 재제청 요청 공문에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지키지 않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가 이날에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며 물러섰다고 꼬집었다.
양측이 부딪힌 지점은 공문의 내용에 그치지 않았다.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선정하는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가 문제로 지목한 것은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퇴 의사를 물었다는 부분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미 4명의 후보자를 적법하게 추천받은 상태에서 별도의 법령상 근거 없이 이 같은 절차를 밟았다는 논리다.
청와대는 오히려 이 대목을 “중대한 절차적 흠결”로 규정했다. 기존 후보자들을 제청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추천 절차의 공정성을 흔든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공방의 범위는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각각 가진 권한으로까지 넓어졌다. 청와대가 제시한 논리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이 단순한 형식적 절차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이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그 근거로 헌법상 ‘제청’이라는 표현도 꺼냈다.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최종적으로 정하는 ‘지명권’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제시하는 ‘제청권’이 부여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해석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고 봤다. 이를 두고 대통령의 실질적인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헌법해석”이라고 표현했다.
끝에는 조 대법원장을 향한 요구를 담았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범한 시민의 관점에서 공문 내용을 이해하고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조속히 후속 절차를 취하여 주기 바란다”는 것이다.
재제청 요청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이제 공문에 사유가 적혀 있었는지를 넘어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어떻게 볼 것인지까지 번진 모습이다. 청와대가 3차 공지까지 내놓으면서 대법관 후보자 문제를 둘러싼 충돌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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