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 일부를 다시 제청하도록 요구하며 야권과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시민단체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후보자 제청권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항의했다.
지난달 31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이 대통령 관련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로 제청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도록 요구했다.
서민위는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권이 존재하더라도 대법원장에게 새로운 후보자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제청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이러한 요구가 기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했던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중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울러 서민위는 법원조직법 규정도 고발에 대한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조직법 제41조의2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위는 대통령이 후보자 범위에 관여하거나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는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대통령이 후보자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임명할 수 있게 될 경우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손 부장판사에 대한 대법관 임명 제청을 반려했다. 이와 관련해 조 대법원장은 당초 이번 주 내로 재제청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부친상을 당하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 사이의 갈등도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조 대법원장 부친상 빈소에 보내 조의를 표했다. 강 실장은 지난달 31일 조문을 마친 뒤 “대통령께서 직접 오지 못해서 비서실장을 보낸 것이라는 말씀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는 게 큰 슬픔을 겪고 계신 분들께 맞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조 대법원장이 부친상 이후 재제청 요구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고발이 제기된 만큼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둘러싼 논란은 향후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과 수사기관의 판단을 기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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