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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전 3,400만 원 조건에도…지방 응급실 인력난, 왜?

박서현 기자 조회수  

지방 응급실 3,400만 원 구인 공고
의료 현장 사실상 ‘공백 상태’로 평가
정부, 보건복지부 산하 ‘컨트롤 타워’ 운영

출처 : 디파짓포토
출처 : 디파짓포토

지방 공공병원이 월 5회 근무에 세전 3,400만 원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액 보상에도 인력 유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내 응급의료 체계가 단순 처우 문제가 아닌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인력난’이라는 표현을 넘어 ‘공백’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환자를 이송한 구급차가 병원을 찾지 못해 다시 이동하는, 이른바 ‘응급실 수용 곤란’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문제의 핵심이 인력 부족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현장 의료진 박 모(44) 씨는 “보수만 올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근무 강도와 사고 책임이 너무 크다”며 구조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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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2026년도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자는 정원 160명 중 106명에 그쳐 지원율 66%를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까지 600명 수준을 유지하던 지원자 수는 2023년 325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100명대 초반까지 감소했다. 단기간에 지원 기반이 급격히 축소된 것이다.

전문의 단계 이후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국 57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8개 병원, 즉 84%가 신규 전임의 지원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운영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중간 인력층이 사실상 끊긴 셈이다.

이 같은 인력 공백은 곧바로 현장 대응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소방청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이 환자를 수용하지 못해 발생한 ‘수용 곤란 고지’는 2023년 5만 8,520건에서 2024년 11만 33건으로 약 2배 증가했다. 2025년에도 8월 기준 이미 8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익산에서 최근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을 찾은 이 모(52) 씨는 “인력이 부족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치료가 지연됐다. 응급 상황에서 바로 치료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롭다”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수용 불가 사유다. 전국 응급실 상황판에 표시된 ‘진료 제한’ 사례 중 4만 건 이상이 병상이나 장비 부족이 아닌 ‘의료 인력 부재’ 때문으로 나타났다. 단순 시설 문제가 아니라 인력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부산 지역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는 종합병원이 4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야간이나 응급 상황에서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야간 근무 때 의료진이 3명뿐인데 수십 명 환자를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라며 “급여를 올려도 근무 강도와 법적 책임이 부담돼 지원자가 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출처 : 디파짓포토
출처 : 디파짓포토

이처럼 높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배경으로는 근무 환경과 법적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응급의학과는 24시간 교대 근무와 고강도 업무가 이어지는 데다 중증 환자를 다루는 특성상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장 의료진들은 “단순히 급여를 올리는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응급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더라도 결과에 따라 소송이 제기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위험 부담 대비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송 체계 개편안을 내놓은 상태다. 중증 환자 발생 시 기존 구급대원 중심의 병원 선정 방식 대신 보건복지부 산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병원 배정과 수용 조율을 담당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송 지연 시 일단 환자를 수용하는 ‘우선 수용 병원’ 제도 도입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의료계에서는 “전화 주체가 바뀌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를 받을 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송 체계만 조정하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을 ‘최종 치료 인프라 부족’으로 보고 있다. 응급실에서 환자를 분류하고 이송하는 과정 자체보다 실제 수술과 입원이 가능한 인력과 병상이 부족한 구조가 더 큰 문제라는 분석이다. 수도권 한 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수술할 의사와 병상이 없는 상황에서 이송 시스템만 바꾸는 것은 실효성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뉴스 1

법적 책임 구조 역시 개선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체계에서는 환자 수용 여부를 둘러싼 판단 책임이 의료기관에 집중되는 구조다. 광역상황실이 병원을 지정하더라도 실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부담은 현장 의료진이 떠안게 되는 만큼 의료진이 보수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정보의 정확성이다. 시스템상 수용 가능으로 표시된 병원이라도 실제로는 마취과 인력이나 수술팀이 없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이른바 ‘유령 데이터’가 현장의 혼선을 키운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상황실 운영 인력 확보 문제도 남아 있다.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응급의학 전문의가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인력난 상황에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단기적인 처우 개선이나 이송 체계 조정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인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전임의 수련 보조 수당 확대와 함께 중증 응급진료에 대한 의료사고 면책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병원 간 경쟁 구조에서 벗어나 권역과 기능 중심으로 자원을 재편하는 ‘통합 응급의료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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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돈만 벌겠다는 의사들의 행태로 필수 의료과가 위기에 처하고 있는데 그간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안 했다.

  • 응급 환자 안되게 조심 조심 몸사리며, 살아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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