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장남의 국정원 업무와 관련한 민감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김 원내대표의 아들이 국정원 첩보업무 수행 중 의원실 보좌진에게 정보를 요청한 정황이 공개되면서 사적 지시와 이해충돌 논란이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다.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사과에 나섰지만, 여론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26일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병기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진 A 씨는 “지난해 8월 22일 외부 일정을 소화 중이던 김병기 의원이 전화를 통해 ‘우리 아들 좀 도와줘, ㅇㅇ이 도와줘, 업무를 받은 모양인데 좀 도와줘, 연락처를 알려줄게’라고 말한 뒤 끊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A 씨는 김 의원이 지목한 장남, 즉 당시 국정원 직원인 김 모 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어 국정원 관련 업무 요청을 문자로 전달받았다. 당시 김 의원의 아들은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가 한화생명과 한화오션에 방문한다는 정보가 있는데 사실인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라는 내용을 전했다.
아울러 문자 메시지에는 “1. 귀빈 방문 시 브리핑, 시찰 등 프로그램 보유 여부, 2. 귀빈 방문에 대한 입장, 3. 귀빈에게 제시할 만한 사업 제안” 등의 구체적 요청 사항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어 “급한 사안이라 먼저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연락드리게 되어 송구합니다”, “위에서는 1시 전까지 받아보시길 희망하지만, 필요하시면 2시까지로 연장하는 것도 검토하겠습니다”라는 취지의 문자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는 실제로 한화 측에 연락해 해당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그룹사에 인도네시아 VIP의 방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김 의원의 아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는 한국에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이 사건의 문제는 단순한 업무 협조가 아니라 정보기관 내부에서 수집한 첩보를 외부로 유출했을 가능성과 함께 국정원 직원이 국회의원 아버지의 영향력을 동원해 업무를 처리하려 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 출신으로, 국회 정보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 속해 있는 상황이었다. 아들의 이러한 행위는 국정원법 위반 및 이해충돌 논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 측은 MBC의 질의에 “국정원 직원인 아들의 직무에 대해 알지 못한다”라는 입장만을 전했다.

한편,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박대준 전 쿠팡 대표와의 고가 식사, 대한항공으로부터의 호텔 숙박권 수수, 가족의 병원 특혜 의혹 등 다양한 비위 정황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장남의 업무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도덕적으로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처음으로 공개 입장을 밝혔다. 그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가 (어제 제게) 전화하셨고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하다는 취지로, 제게도 송구하단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사과드린다”며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만, “며칠 후 원내대표가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저는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직접적인 해명과 함께 명확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당 지도부 차원의 판단으로 이어질지 여야는 물론 당내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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