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외신을 통한 여론전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법정 증언을 통해 드러나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대통령실 외신대변인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통화 내용을 토대로 계엄 선포의 배경과 이유를 정리해 외신에 전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해명 방식과 외신 대응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공판기일에서 하태원 전 대통령실 외신대변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4일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대통령께서 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제가 상대하는 외신 기자들 역시 많은 양의 사실 확인 요청이 있었다”라며 “12월 4일 점심 식사 중에 윤 전 대통령께서 전화를 주셔서 계엄 선포 상황에 대해 설명을 쭉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또한 하 전 대변인은 “알고 싶었던 내용이기도 했고, 내·외신 기자들이 모두 궁금해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본능적으로 받아적었다”라며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인 ‘도대체 왜 계엄을 선포했나’ ‘심하지 않나’, ‘결과적으로 헌정 질서 파괴 아닌가’ 등에 나름대로 최선의 설명을 만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하 전 대변인에게 ‘대통령으로서 헌정 파괴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액션을 했지만,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을 취했다’, ‘의원들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프레스 가이드(PG) 자료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PG는 이후 AP, AFP, 로이터 등 외신에 구두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PG 자료의 공식 발신 주체와 관련해 하 전 대변인은 “실명으로 할지, 대통령실 관계자 발로 할지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관계자로 하자는 취지로 말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경고성 계엄’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며 “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직접 발언에 나서며 “외신은 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입장을 궁금해한 것 아닌가. 팩트야 자기들이 취재하면 되는 것이고 너희 입장이 뭐냐 그것 아니겠나”라며 “기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얘기해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조직이나 대변인이나 공보가 하는 일은 그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공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기본(이해)을 가지고 증인 신문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피력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유창호 전 외교부 부대변인에게도 직접 질의했다. 그는 “공보 후에 미 국무부에서 한국의 계엄 선포를 우려했는데 헌법과 민주주의가 회복된 것으로 판단돼 다행이라는 취지의 성명이 나온 것을 알고 있나”라며 “외신 입장 발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익에 부합하는 조치가 아니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또한 계엄 반대 입장을 냈던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공보 자제를 지시한 배경에 대해서는 “12월 4일부터 탄핵소추가 들어가고 내란 몰이가 시작됐는데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적절하게 하라는 취지가 아니었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란 특검팀은 오는 14일 수사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15일에는 조은석 특별검사가 직접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 검토해 특검팀이 판단하고 확인한 12·3 비상계엄 진상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비상계엄이 왜 선포됐고 도대체 언제부터 준비됐는지 등 부분에 대해 여전히 의문 있으니 총체적, 종합적 관점에서 말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 6월 18일부터 수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를 포함한 20건의 사건을 재판에 넘긴 상태다.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해 왔으며 특검 발표 내용은 향후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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