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통일교에 은혜를 입었다고 발언했다는 정황이 담긴 육성 녹음이 법정에서 공개되면서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발언의 당사자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로, 김건희 여사까지 “충분히 납득했다”라고 언급한 정황이 드러나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이 제출한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이 녹음은 2022년 3월 제20대 대선 직후 전 씨와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 간의 통화 내용으로, 대선 승리 직후 윤 전 대통령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발언이 다수 담겼다.
전 씨는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번에 통일교에 너무나 은혜를 입은 것이다.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 된다고 충분히 얘기했고 (김) 여사도 충분히 납득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은혜 입었지 않나. 사실 대통령 시켜주셨지 않나. 그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통화 상대인 이 전 부회장이 “총리는 어떻게 될 것 같나”라고 묻자, 전 씨는 “전 사실 그런 인사에 별로 관여 안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누누이 말씀드리는 건 총리가 됐든 누가 됐든 다 저하고는 인연이 다 맺어진다”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또 다른 녹취록도 공개됐다. 2022년 2월 통일교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 서밋’을 앞두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과 접촉을 시도했던 정황이 담긴 파일이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5일 진행된 자신의 횡령 사건 공판에서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어프로치(접근)를 시도했다”라며 정치권 전반에 걸친 교단의 접촉 시도를 인정했다.

그는 “권성동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했다”라며 “한쪽에 치우쳤던 게 아니고 양쪽 모두 어프로치 했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2017∼2021년에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라며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어프로치했고, 이 중 두 분은 (한학자) 총재에게도 왔다가 갔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오정희 특검보는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진술 내용이 인적, 물적, 시간적으로 볼 때 명백히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수사기관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내용은 올해 8월 윤 전 본부장 구속기소 이후 한학자 통일교 총재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것이며 사건기록으로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성배 씨의 육성 녹음이 공개되며 통일교와 윤석열 정권 사이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다시 정치적 쟁점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녹음 파일이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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