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규모 해킹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기업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SK텔레콤에서 2,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하반기에는 KT·롯데카드 등 주요 기업이 해킹 공격을 받았다.
나아가 행정안전부, 통일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에서도 해킹 흔적이 발견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가 전산망 전반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킹 전문 매체 ‘프랙(Phrack)’은 지난달 ‘지속형 지능 공격 무력화(APT Down)’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해커들은 통일부와 해수부를 통해 온나라시스템에 로그인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커들이 공문서와 행정전자서명(GPKI) 로그 검증 기록, 외교부 메일 서버 소스코드까지 확보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온나라시스템은 범정부적으로 문서 작성과 결재가 이뤄지는 핵심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화이트 해커 출신으로 보안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신동휘 서강대 겸임교수는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고서 내용 중 가볍게 볼만한 것은 없다”라며 “정부가 이미 해킹당했다고 봐야 한다. 얼마나 많은 정보가 유출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상황 자체가 국가 위기”라고 지적했다.
민간 기업의 보안 관리 미흡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 교수는 KT 사례에 대해 “승인되지 않은 기지국 장비가 통신망에 접속한 것은 문이 열려 있었던 것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롯데카드 해킹 사건 역시 2017년에 이미 공개된 취약점을 8년 동안 방치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보안 투자에 인색한 기업의 관행이 문제”라며 “ISMS-P 같은 인증도 문서 준비에만 치중해 실질적 보안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회성 해킹 사건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한다. 한국은 IT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격자들에게 매력적인 표적이 되고 있으며, 통신·금융사들의 본인인증 체계 허점이 반복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신 교수는 “보안은 반짝 관심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번만큼은 근본적 보안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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