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범죄에 가담했다고 주장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5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이를 뒤집는 판결을 받았다. 정상적인 업무로 알고 현금 수거책 활동을 했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10일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A(50)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2년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한 뒤, 자신을 ‘급여 대행업체 팀장’이라고 소개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업무 제안을 받았다. 당시 조직원은 월급을 10원 단위까지 명시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데다 신분증 사본과 비상 연락망도 요구하는 등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가장했다.
초기에는 퇴직금 정산 명세서를 고객의 집에 배달하는 일을 맡았던 A 씨는 며칠 뒤 텔레그램을 통해 ‘현금 수거’ 지시를 받았다. 이후 A 씨는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현금을 100만 원씩 쪼개 낯선 사람 명의로 제삼자에게 무통장 송금하는 방식으로 총 1억 6,9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금융감독원장 명의의 공문을 텔레그램으로 전달받아 피해자에게 교부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수거책인 A 씨 역시 범행 완성에 필수적 역할을 했으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라며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 씨에게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A 씨가 면접 없이 채용됐고, 업체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으며, 타인의 인적 정보를 활용해 자금을 송금한 점 등을 지적하며 “불법임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충분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범행에 가담했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보이스피싱의 전모를 모두 알지 못하더라도 범죄 공범으로 인정될 수 있다”라며 “수거책 역시 중대한 임무를 수행한 만큼 형사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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