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주가 10년 전, 1위 네이버
현재는 게임 제작사 크래프톤
높은 현금성과 실적으로 주목
주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장 비싼 주식을 확인해 봤을 것이다. 10년 전 한국에서 가장 높은 주가를 자랑하던 기업은 대한민국 1위 포털 검색엔진인 네이버였다.
2014년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액면가에 따르면 5,000원 기준 일률적으로 수정 환산했을 경우 가장 비싼 주식은 네이버로 787만 원으로 밝혔다. 당시 네이버의 주가는 78만 7,000원 선을 유지했지만, 액면가격이 500원으로 책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을 때 10배가 훌쩍 뛴 것이다.
당시 5,000원 액면가 상환 기준 2위는 SKC&C로 566만 2,500원, 3위는 삼성SDS 371만 원, 4위는 현대글로비스 300만 원, 5위는 삼성화재 294만 5,000원의 순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2024년 현재와 10년 전 주식 가치의 순위는 얼마나 다를까?
2024년 2월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게임 기업 크래프톤이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를 통틀어 환산주가 1위를 차지했다.
환산주가 1위는 실질적인 ‘황제주’로 일컫고 주당 몸값이 가장 비싼 셈이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이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선보이며 주주환원 기대감 등이 반영돼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분석했다.
한국거래소는 크래프톤의 환산주가(종가 기준)를 1,070만 원으로 국내 상장기업 1위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 1월 29일 이후 오랜 시간 1위를 지켜오던 네이버를 제쳤다. 네이버의 환산주가는 1,030만 원으로 공시됐다.
환산주가의 도입 이유는 상장사들의 액면가가 매우 달라 같은 수준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자 채택된 평가표이다.
올해 2월 기준 크래프톤과 네이버를 뒤이어 삼성물산이 782만 원으로 3위, 에코프로 648만 원으로 4위, SK 490만 원으로 5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환산주가는 370만 원으로 9위에 해당했다.
크래프톤의 당시 주가는 코스피 시장에서 21만 4,000원 선에 거래를 마쳤다. 2024년 5월 3일 기준 크래프톤의 주가는 251,000원으로 전일 대비 3.298% 상승 마감했다.
현재 크래프톤의 시총은 12조 1,395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1년 동안 최고가는 265,000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근거로 들었다. 올해 들어 기관은 크래프톤 주식을 219억 원, 외국인은 535억 원가량을 각각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크래프톤의 주가 강세의 그 배경으로 ‘깜짝 실적’을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1월 잠정 실적 공시를 발표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3% 상승해 5,350억 원, 영업이익은 30% 늘어나 1,640억 원을 달성한 사실을 밝혔다. 이는 금융권에서 책정한 컨센서스 금액 1,100억 원을 49%가량 웃돌면서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올해 초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의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임희석 연구원은 “올해 1월 넥슨이 ‘다크앤다커’의 PC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에 고발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이후 ‘다크앤다커’의 국내 PC 서비스도 법적으로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크래프톤의 주가와 기대는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크래프톤은 현금성 자산을 다량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데 안 몫을 했다. 여유자금의 규모가 클수록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향후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에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2023년 3·4분기 기준 시가총액의 32%인 3조 2,420억 원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의 현금성 자산 3,651억 원보다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1년 내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동성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을 모두 합하면 현금성자산 규모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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