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국방위원회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방문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관용 비자(A-2) 신청이 거절됐기 때문이다. 국방위는 내달 1~5일 방미단 4명을 파견해 주요 인사와의 면담 일정까지 확정해 둔 상태였다. 한·미 관계가 경색된 영향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이자 동맹국 국회의 국방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비자 거부는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 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청래 의원 역시 재외공관 국정감사 출국 직전까지 비자를 받지 못해 방미가 무산된 바 있다.

진성준 위원장이 공개한 문건에는 거절 사유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포함되지 않았다. 문건에는 “미국 영사가 비자 신청을 심사한 결과 거절 처리됐다”라는 내용만 담겼다. 진 위원장은 또한 “지난 2014년 3월 국방 위원 자격으로 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기에 이번 처사를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미국의 전향적 조치를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방미단 구성과 일정은 진 위원장의 설명을 통해 알려졌다. 진성준 위원장이 방미단의 단장을 맡았고,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함께할 예정이었다.

잇따른 미국 비자 발급 거절 사태를 두고 야권에서는 우려가 이어졌다. 같은 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래도 한·미 관계가 문제없느냐. 한·미 관계는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모르는 척하고 국민께 사실을 은폐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소동이 아니라 한미동맹에 경고등을 켠 안보 참사”라고 규정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정청래 의원은 그렇다 치고 진성준 국방위원장의 하와이 방문이 무산됐다는 얘기는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신 최고위원은 “사실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동맹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라고도 설명했다.

신 최고위원은 비자 문제의 배경에 대해서도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정 의원은 학생운동 시절 주한미대사관저에 화염병을 들고 들어간 문제, 진 위원장도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으로 실형을 산 전력을 문제 삼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런 문제는 정부가 물밑 접촉을 통해서 잘 풀어나가야 한다. 당사자들이 마냥 볼멘소리하는 건 외교 관례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도 경기도지사 시절 해방 직후 미군을 ‘점령군’이라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라고 전했다. 우 최고위원은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불렀던 대통령,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전력이 있는 국방위원장, 미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했던 전직 여당 대표가 당당히 국가 주요 권력을 독식하고 있는 나라”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방위 방미단이 내달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찾을 계획이었으나, 비자 문제로 일정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야권에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향후 미국 측의 입장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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