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발언을 두고 소방공무원들이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방 인력과 관련된 비용을 재정 부담으로 표현한 것이 현장 소방관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7만 소방공무원을 모욕한 발언이라며 추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는 지방자치단체에 집중된 소방 재정 부담을 설명하려던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전공노 소방본부는 14일 공개한 성명에서 추 지사가 국회에서 사용한 표현을 문제 삼으며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소방 조직에 투입되는 예산을 부정적인 대상으로 묘사한 점에 반발했다. 소방본부는 “전국 7만 소방공무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모독 행위”라며 해당 발언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실시한 경기도 국정감사였다. 당시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소방 재원 확보 방식을 놓고 지방 세원을 조정하기보다 국가의 예산 지원 비중을 늘리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추 지사는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라고 답하면서 경기도가 부담하는 소방 관련 비용을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2027년 소방 인건비 규모는 1조 1,000억 원이다. 여기에 약 5,000억 원의 사업비가 추가되며 전체 지출액은 1조 7,000억 원 수준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추 지사는 중앙정부의 소방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권 의원의 의견에도 공감했다. 담배소비세에 부과되는 지방교부세 재원을 소방 분야에 투입해 지방정부의 재정 압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소방본부가 받아들인 발언의 의미는 달랐다. 소방 예산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1조 1,000억 원을 잡아먹는다’와 ‘1조 7,000억 원이 나가게 된다’라는 표현까지 비판 대상으로 지목했다. 소방본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소방관들을 단순한 예산 낭비 요인이자 재정 부담으로 치부했다”라며 소방 조직의 역할을 비용 문제로만 다룬 데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소방관에게 지급되는 인건비와 현장 업무에 필요한 사업비는 국민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지출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추 지사를 향해서는 “‘재정 빨대’, ‘잡아먹는다’라는 발언으로 소방관들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7만 소방관 앞에 즉각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는 해당 발언이 소방공무원 개인이나 직무를 비하하려는 의미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지방자치단체가 대부분의 관련 예산을 부담하고 있다는 현실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도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은 줄어드는 현실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소방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필수 업무”라고 설명하면서 경기도 소방직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소방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란은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의 구조적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 사용된 표현에서 비롯됐다. 소방본부는 현장 인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경기도는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에 남아 있는 재정 부담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입장이 공개된 가운데 소방본부의 사과 요구와 경기도의 재원 확보 방침이 이번 사안의 주요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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