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딸의 이른바 ‘허위 스펙’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이 요청한 미국 사법공조가 검찰 단계에서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이 해외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절차를 밟았지만 대검찰청과 법무부까지 요청이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범여권은 당시 처리 과정과 한 의원의 관여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8일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과 법무부 등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2년 11월 한 의원 딸과 관련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신청했다.
경찰은 당시 논문 대필·표절과 봉사활동 부풀리기 등을 들여다보던 중 미국 측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12월 공조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사안의 경중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측이 응할 가능성도 낮다는 이유로 요청을 상급 기관에 넘기지 않았다.

쟁점은 이 결정이 이뤄진 경위다. 한 의원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었지만 현재까지 한 의원이 해당 판단에 직접 개입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법 앞에 예외는 없다고 주장하던 한 의원, 자기 자식 문제에도 똑같은지 묻고 싶다”라며 수사의 형평성을 문제로 끌어올렸다. 이어 “한동훈 화법으로 묻는다. 검찰이 알아서 긴 것이냐, 아니면 당시 한동훈 장관이 지시한 것이냐”라며 “한 의원, 딸 사건 덮었나”라고 물었다. 검찰 내부 판단이었는지 외부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재와 보고 절차도 쟁점으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검사 시절 남의 자녀 스펙은 먼지 털듯 털던 한 의원이다. 하던 대로 하라”면서 “누가 결재했는지, 장관에게 보고가 갔는지 자기 딸 사건도 똑같이 털어보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조국혁신당도 공조 요청이 검찰에서 끝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임명희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검찰청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자체 판단만으로 경찰 공조 요청을 불송부 처리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라며 통상적인 흐름과 달랐다는 점을 전면에 세웠다.
특검 문제까지 다시 꺼냈다. 임 대변인은 “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 공식 명칭엔 명확히 ‘자녀 논문대필 의혹’ 규명이 포함돼 있다”라며 기존 특검 추진 배경과 이번 논란을 연결했다. 이어 “정말 죄가 없고 떳떳하다면 스스로 한동훈 특검법 추진에 동의하라”고 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답을 요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분노가 치민다.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김건희 무혐의 처분 외에 윤석열-한동훈이 지배했던 검찰의 선택적 수사의 악례가 다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미국 측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갔고 이후 한 의원 딸 관련 사건을 혐의없음 또는 공소권 없음 등으로 종결했다. 시민단체 이의 제기로 수사심의 절차도 진행됐지만 사건은 이후 최종 마무리됐다.
결국 새롭게 부상한 핵심은 과거 불송치 결론 자체보다 미국 사법공조 요청이 왜 검찰에서 멈췄는지다. 당시 결재선과 법무부 보고 여부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정치권 공방도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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