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오세요”…’MZ’ 사로잡을 이색 사내 복지 도입한 회사들

젊은 세대 업무와 삶의 균형 추구
정신적 보상보다 실질적 보상 선호
‘사내 미용실’ 등 이색 복지 인기

자녀 교육비 지원, 육아휴직 수준에 머물렀던 사내 복지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를 만나 회사가 가진 또 하나의 경쟁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2년 엠브레인이 복지제도와 관련하여 조사한 ‘직원들의 ‘자부심’과 ‘상대적 박탈감’에 영향을 주는 <직장 내 복지제도>’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퇴사나 이직 고려’를 복지제도에 불만족한 이들의 과반수가 넘는 57%가 경험했다.

그중 특히 젊은 세대에서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같은 보고서에서 시행한 ‘연봉과 복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라는 주제에 관한 설문에서 ‘연봉보다 복지가 중요하다’라고 대답한 이는 20대·30대에서 각각 55.2%와 47.6%를 기록했다. 이는 50대(37.2%)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특징은 여가 생활에 높은 관심을 두며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을 추구하는 MZ 세대의 성향에서 온다. ‘구성원으로서의 존중감’이라는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겨 직장 내에서의 성취감 같은 정신적 보상보다는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 수준과 같은 실질적인 보상을 선호한다.

이에 젊은 세대의 퇴사율을 줄이기 위해 사내 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회사에서도 색다른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주거, 건강, 미용 등 분야 또한 다양하다.

‘크래프톤’은 원거리 거주자가 회사 근처로 이사를 원하는 경우 주택자금 대출제도를 통해 3,000만 원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여기에 1억 원 한도 내에서 주택 구매 자금, 전·월세 보증금 대출 이자 지원을 제공한다.

소개팅 앱 ‘위피’와 구독형 홈트레이닝 플랫폼 ‘콰트’를 서비스하는 엔라이즈도 최대 3,000만 원의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단, 해당 복지는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만 해당한다. 또한 엔라이즈는 1인 가구 직원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청소, 세탁, 반려동물 케어 등 생활 가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용 의료 정보 앱 ‘바비톡’은 사내 복지 건강 프로그램인 ‘굿 라이프’를 통해 건강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직원 당사자를 포함해 최대 4인까지 1인당 18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을 지원하며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돕기 위해 격주로 과일 정기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평일 근무시간 내 병원 이용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사내 병원을 운영한다. 일반 내과와 가정의학과뿐만 아니라 치과와 근골격계 등도 진료한다. 일부 비급여를 제외하면 진료는 모두 무료로 사내에서 부담한다. 회사 내에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저렴한 가격에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을 수도 있다.

‘토스’에서는 ‘일에만 집중해도 직원의 생활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라는 회사 복지 철칙에 따라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 ‘사내 헤어살롱’은 토스의 독특한 사내 복지로 잘 알려져 있다. 전문 헤어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는 ‘사내 헤어살롱’에서는 커트, 간단한 파마, 모발/두피 클리닉 등 간단한 시술 위주로 진행된다. 시간은 원하는 시간대를 예약해 이용하면 되며, 이용료는 무료이다.

외에도 1인 가구 및 비혼에 초점을 맞춘 복지를 시행하는 회사도 있다. ‘SK텔레콤’은 싱글 복지 제도를 도입해 미혼의 직원들이 가사도우미, 택시 호출, 가정용 보안 카메라 등 세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같은 통신사 업종인 ‘LG 유플러스’에서도 2023년부터 비혼 지원금 제도를 도입했다. 비혼 선언을 한 만 38세 이상, 근속 기간 5년 이상의 직원이 회사 경조 게시판을 통해 비혼 선언을 마치면 별다른 증명이나 복잡한 확인 절차 없이 결혼한 직원과 동일하게 100%의 경조사비 지원금과 5일의 휴가를 지급한다. 대신 ‘비혼 선언 축하 지원금’을 수령한 직원이 나중에 결혼하게 되어도 경조사비와 휴가는 중복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반대로 유자녀 가구에 초점을 맞춘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같은 경우도 존재한다. 우아한형제들에서는 ‘행복한 구성원이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생각에 따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정 친화적인 복지를 제공한다.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구성원에게는 법정 육아휴직 외에도 자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한 달의 유급휴가를 지급한다. 또, ‘우아한 학부모 특별 휴가’ 제도를 이용해 입학식·졸업식·운동회·학예회 등 자녀의 학교 행사에 특별히 이용할 수 있는 휴가도 제공한다.

이처럼 독특하고 다양한 복지 제도가 도입됨과 함께 사내 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별 복지 정보를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 ‘복지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5,140개의 기업의 복지제도를 카테고리별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