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주가 폭락
리니지 ↓, 신작 흥행 실패
증권가 “변화 노력 높게 평가”
최근 10년 동안 주주에게 1조 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했던 엔씨소프트가 믿기 힘든 주가 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고점 대비 역사적 저점인 19만 원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리니지를 앞세워 국민 게임 열풍을 몰고 온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 황제주’가 위기를 맞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월 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2년 만에 첫 적자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하락한 4,019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43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로 돌아서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엔씨소프트의 실적 발표 이후 주가로 반응하며, 지난 2021년 고성장기 당시 100만 원을 웃돌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현재 19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때 “빠지면 무조건 사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풍을 몰고 온 황제주 엔씨소프트가 이렇게 몰락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등장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부 투자자들은 엔씨소프트가 설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표 게임으로 꼽히던 리니지의 시대가 끝나가는 데다, 신작 게임마저 흥행에 실패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IT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 유명한 기업 중 하나다. 특히 5,500만 원의 최소 연봉을 보장하고, 초임 연봉의 상한선도 없어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렸다. 더하여 신입 사원이라도 역량에 따라 5,5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으며, 성과에 따라 억대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매년 책정하는 인센티브도 IT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에 채용 때마다 역대급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화제 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회사 안팎에서는 “잔치는 끝났다”라는 푸념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12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까지 발표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에 따라 5,000여 명에 달했던 본사 인력이 3,000여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회사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엔씨소프트의 실적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변화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씨소프트가 추락을 멈추고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 시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잠재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내년부터 연간 1,400억 원가량의 인건비 절감이 기대된다”라며 “내년에는 2,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발생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감소와 함께 2025년 출시할 신작에서 발생할 매출을 감안해야 한다”며 목표 주가를 31만 원으로 19.2%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투자업계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높인 가운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엔씨소프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해 주가 부양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달 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조 910억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0년간 30%대 현금배당 성향을 유지하며 매년 적게는 600억, 많게는 1,700억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 것이다.
지난 2008년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하며 매년 순이익의 3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엔씨소프트는 이후 매해 현금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더하여 지난 2014년 배당 성향을 연결 당기 순이익의 30%로 확대하고 이를 10년간 지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 최고 수준의 배당 성향을 자랑하고 15년간 현금 배당을 유지한 회사는 엔씨소프트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최근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근본적 성장을 강조하고 이익 성장을 도모하는 등 경영 효율화와 더불어 신작을 통한 반등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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