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미국 측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한 뒤에도 핵심 자료를 손에 넣지 못한 채 사건을 불송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전자책 실물과 판매 부수 등 저작권법 위반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범여권이 재수사를 촉구하며 정치권 공방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번 의혹은 한 의원의 자녀가 타인이 만든 수학 문제 등으로 전자책을 제작해 미국 아마존에서 0.99달러에 판매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저작재산권 침해죄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자가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하다. 다만, 영리 목적이 인정될 경우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한 만큼 실제 판매량이 수사의 쟁점이었다.

13일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지난 2022년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미국에 공조를 요청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요청 대상에는 한 의원 딸이 낸 전자책의 실물 자료와 출판·절판일, 판매 부수가 포함됐다. 경찰 측은 요청의 목적을 두고 “전자책 문항의 표절 여부와 판매의 영리 목적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찰이 2023년 12월 작성한 불송치 결정서에는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경위가 명시되어 있다. 결정서는 “현재 ‘절판’ 등의 사유로 인해 아마존 사이트에서 해당 전자책의 실물 자료, 판매 현황 등을 확보할 수 없으나, 해당 전자책이 위 사이트에 미화 0.99달러로 판매 등록됐던 사실이 확인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경찰은 원저작자의 고소가 없다는 점과 판매가격과 수익 구조를 볼 때 영리 목적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수사의 충실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2022년 5월 고발장을 접수한 뒤 이듬해 12월 불송치한 시점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발인은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지만, 피고발인 쪽은 한 의원 배우자에 대한 서면조사 한 차례가 전부였다.
지난 12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와 같은 수사 방식이 통상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일상적이진 않다”라고 답했다. 또한 재조사 요구가 계속되자, 김 대행은 “새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전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12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한동훈 검찰, 김혜경 여사 압수수색 약 130회·조국 가족 약 90회”라며 “반면 김건희 및 한동훈 사건은 모두 압수수색 0회”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경찰에서 수사하고 수사심의(위원)회까지 해 무혐의 처분된 사안을 앞뒤 자르고 왜곡하고 있다”라고 맞섰다. 그는 아내 진은정 변호사와 딸이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된 사건의 불기소 이유서도 직접 소개했다. 한동훈 의원은 “(딸이)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었고 위조나 허위 기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결론이 난 사안”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경찰 지휘부가 한 의원 딸 사건에 대한 재수사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새로운 사실관계 확인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정감사와 정치권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한 의원 자녀를 둘러싼 수사 적정성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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