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의선숲길 조성 사업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에 800억 원이 넘는 변상금을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서울시 측은 변상금 부과의 적절성을 두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서울시는 현행 제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법령 개선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 국가철도공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경의선을 지하화한 상부 공간에 358억 원을 투입해 공원을 조성했다. 경의선숲길은 지난 2016년 마지막 3단계 구간인 와우교·신수동·원효로 1.446㎞ 구간까지 개방되면서 전 구간이 완성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일평균 이용객은 2만 4,25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갈등은 2011년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 이후 불거졌다. 서울시는 2010년 체결한 협약에 따라 경의선 지하화 이후 상부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대신 국유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국유지 무상사용 요건이 ‘재산 취득을 전제로 한 1년 이내’로 변경됐다.
이에 국가철도공단은 서울시에 최초 5년간 무상 사용과 1년 연장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국유재산 사용료 명목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최초 변상금은 639억 원 규모였지만, 연체료가 더해지면서 지난달 기준 약 844억 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당초 무상사용을 전제로 공원을 조성한 만큼 변상금 부과는 신뢰보호 원칙에 반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현행 제도 자체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형평성에 맞지 않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행 공유재산법은 국가가 지방자치단체 소유 토지를 별다른 제약 없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유재산법 시행령은 지방자치단체의 국유지 사용을 재산 취득을 전제로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의선숲길은 지하에 국가 철도시설이 있어 서울시가 토지를 취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개정된 시행령을 이번 사안에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협약에 따라 공원이 유지되는 동안 서울시에 무상사용 권한이 있다고 인정하며 서울시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반해 2심 재판부는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 사이에 무상사용을 보장하는 협약이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결을 뒤엎었다. 현재 서울시는 대법원에 상고해 최종 판단을 구하는 한편, 관련 제도의 개선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제도가 유지될 경우 국유지를 활용한 공원 조성 등 공익사업 추진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과 함께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여부가 향후 유사 사업의 추진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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