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협상을 넘어 주주단체가 법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주주단체는 성과급 지급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인정한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영진에 대한 고발 절차에 착수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협상이 재개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사실을 발표했다. 이어 이들은 전영현·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단체는 성과급이 본질적으로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미리 성과급으로 연동하는 방식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주단체 측은 회사 자금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문제는 노사 협상이 아니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도 강조했다. 경영진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회사 재산을 외부로 유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주단체 측은 김 장관을 고발한 배경으로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거론했다. 당시 김 장관은 총파업 직전까지 치달은 노사 협상을 직접 중재해 잠정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주주단체는 이를 두고 “노동 행정의 책임자는 위법한 실력 행사를 막아야 하는데 오히려 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합의를 유도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맞물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노사 협상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노사가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던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가 불과 1년 만에 재협상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최근 열린 집중 실무 교섭에서도 지급 방식 등을 놓고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사측은 대규모 현금 성과급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기업의 장기 성장과 임직원 보상을 연계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노조는 지난해 어렵게 합의한 내용을 변경하는 것은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성과급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기준을 유지할 경우 직원 1인당 성과급이 7~8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쟁의 대상인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관련 논의에 힘을 보탰다.
정부와 기업, 노조, 주주가 성과급 문제를 놓고 상이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계의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란은 더 확대되는 분위기다. 수사 결과와 노사 협상 향방에 따라 향후 성과급 제도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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