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출마 전 금품 제공 의혹으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단순 해명 수준을 넘어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검찰과 정면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금품 제공 시점과 대선 출마 의사 사이의 인과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재판이 치열한 법리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변호인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려면 객관적인 징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시 한 전 총리에게는 그러한 요소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 발생 시점인 지난해 4월 15일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당시 한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의사가 없었을 뿐 아니라 주변에도 관련 언급을 하지 못하도록 할 정도로 정치적 행보를 자제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금품 제공 행위를 선거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는 논리를 펼쳤다.
금품 제공의 성격을 두고도 양측의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한 전 총리 측은 해당 행위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통상적인 직무 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특정 선거를 염두에 둔 행위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일반적인 공적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기부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반면 재판부는 자금의 성격과 사용 목적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해당 금액이 개인 자금일 경우 직무와 무관한 기부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50만 원의 출처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을 경우 사건의 법적 성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검찰은 금액 출처와 무관하게 기부행위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150만 원이 사비인지 특수활동비인지 명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실제 금품이 집행된 사실이 확인된 이상 공직선거법 위반이 성립한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행위 자체의 위법성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금액의 일부가 사비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변호인은 150만 원 가운데 100만 원은 개인 자금으로 인출된 사실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 사업자에게 공금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해당 행위가 공적 예산 집행이 아니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광주 동구 대인시장 인근 식당과 관련해 발생했다. 해당 식당은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전 총리는 인근 식재료 가게에 선결제하는 방식으로 150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약 보름 뒤인 5월 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해당 행위가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이 사건은 조국혁신당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고발 측은 한 전 총리가 사실상 출마 예정자 신분에서 금품 제공 사실을 알리고 홍보한 점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사를 거쳐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불구속기소 됐으며 재판은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송돼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당시 총리실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금품 제공 경위와 자금 출처, 당시 의사결정 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판에서는 ‘기부행위’ 해당 여부와 ‘출마 의사 시점’이 핵심 쟁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행위를 넘어 공직선거법 적용 기준과 해석 범위를 둘러싼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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