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사건
11년 만에 유골로 발견
현재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지난 2019년 9월 역대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로 꼽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밝혀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1980~90년대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일어났던 10여 건의 연쇄살인 및 강간 사건이었다.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만 무려 200만 명이었지만 33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때까지 그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 중 한 명의 속옷에서 추출한 DNA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해당 DNA와 일치하는 사람을 찾은 것이다. 그는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하고 25년간 모범수로 생활 중이었던 이춘재였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뒤늦게 범인이 밝혀진 케이스지만, 현재까지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케이스들도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구 와룡산에서 일어난, 이른바 ‘개구리 소년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앞서 언급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영화 ‘그놈 목소리’의 모티프가 된 이형호 군 유괴 살인 사건과 더불어 대한민국 3대 영구 미제사건으로 불리며 전 국민의 주목을 받은 사건이기도 하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달서구 성서 지역에 살던 5명의 국민학생(우철원, 조호연, 김영규, 박찬인, 김종식)이 인근 와룡산에 올라갔다가 동반 실종된 사건이다. 본래 사건의 정식 명칭은 ‘대구 성서초등학교 학생 실종 사건’이었으나, 당시 아이들이 찾으러 갔던 도롱뇽알이 개구리알로 와전되면서 개구리 소년 사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아이들이 실종된 날은 임시공휴일로,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하여 기초자치단체의 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일이었다. 아이들은 조호연 군의 집에 모여 놀고 있었는데 조 군의 집에 세를 들어 살고 있던 청년이 “시끄러우니 나가서 놀라”라며 핀잔을 주어 인근 와룡산으로 향했다.

실제 아이들이 와룡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는 증언이 다수였다. 우철원 군의 친구 2명이 “12시쯤 아이들을 와룡산 입구에서 봤다”라고 증언했고, 와룡산 기슭에 살던 한 아주머니도 “14시 무렵에 5명의 아이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저녁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부모들은 오후 여섯 시쯤부터 와룡산 주변에서 아이들을 찾기 시작하다 19시 50분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게 된다. 당시 경찰은 아이들이 와룡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보고 부모들과 함께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산을 샅샅이 뒤졌으나, 아이들을 찾지 못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유괴나 가출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수사를 늦추는 계기가 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됐다. 이후, 이 사건은 매스컴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게 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귀에도 들어갔다. 이에 5월 5일 대통령 특별 지시로 대구 지역 군경 수천 명이 동원돼 와룡산 전체를 뒤졌다. 7월부터는 대구지방경찰청 산하에 수사본부가 차려졌다.
대구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996년 해체 전까지 5년간 연인원 30만 명을 동원, 산악수색 48차와 일제 검문 수색 43차 외 복지시설 및 종교단체 1,000여 개소, 가정집 1만 1,000세대를 각각 수색했다. 이 외에도 성서초 졸업생 1,800명, 공단 노동자 1만 9,000명에게 수소문하기도 했다. 아이들에 대한 제보만 570여 건에 달했지만, 모두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결국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사건은 영구 미제사건으로 등록됐다.

사건이 다시 재조명된 것은 2002년 9월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면서부터였다. 법의학자들의 부검 결과, 아이들은 둔기로 맞거나 흉기에 찔려 타살된 것이라는 추정이 내려지면서 실종 사건에서 ‘살인 암매장 사건’으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수사의 진척이 없었고 2003년 대구경찰청은 수사본부를 해체했다. 3년 뒤인 2006년에는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2015년엔 내사마저 종결됐다.
한편, 2019년 민갑룡 전 경찰청장의 지시로 대구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에서 다시 수사 중이지만,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32주기이던 지난 2023년 개구리 소년 유족과 전국 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이하 전미찾모) 등이 “더 늦기 전에 양심선언을 해 달라”라고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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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영
우철원, 조호연, 김영규, 박찬인, 김종식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