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탁금만 3억 원
이유 다양해도 대부분 진지
명성 얻기 위한 경우도 존재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는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후보가 몰렸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 기준으로 당시 15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한 대선은 12명이 후보자 명부에 이름을 올린 4대(1960년)와 17대(2007년)였으나, 19대 대선에서 10년 만에 기록이 깨졌다. 올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는 최종적으로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투표용지에 인쇄된 마지막 번호는 8번으로 인쇄되어 있지만, 3번은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결번이 됐고 6번이던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선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발언과 함께 사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에는 주요 후보자가 아닌 이들 즉,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거 입후보자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후보가 바로 1997년부터 지금까지 대선에만 3번 출마했지만, 올해는 대선에 후보 등록을 하지 못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이다. 지난해 4월 25일 대법원 1부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대표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공직선거법 18조에 따른 조치이다. 해당 법 조항에 따르면 선거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형 확정 후 10년간 선거권이 박탈된다. 허 대표도 지난해 4월 확정된 해당 판결에 따라 2034년 4월까지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주로 ‘군소 후보’로 불리는 이들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주요 정당 대선 후보 토론 초청 대상으로도 꼽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매 대선마다 군소 후보들의 등록은 이어지고 있다. 군소 후보들은 본인이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무슨 이유로 출마를 하는 걸까?

이유는 대선 후보마다 다르지만,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드는 만큼 대부분은 대선에 출마하는 명확한 이유나 소신이 존재한다. 우선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데에도 돈이 든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에 등록하려면 대선 공탁금으로 3억 원을 내야 한다.
물론 기탁금을 돌려주기도 하지만, 군소 후보들의 경우는 거의 돌려받지 못한다. 이는 득표율 기준 때문이다.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 비용 전액, 10~15% 득표하면 절반을 돌려준다. 하지만 그 미만은 전액 국고로 귀속된다.

여기에 큰 비용이 드는 유세차와 현수막, 선거운동원 인건비, 각종 물품비 등은 모두 후보 측에서 우선 부담해야 한다. 각 세대에 발송하는 선거공보물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1,000만 장 이상 제작해야 하는 선거공보물의 경우에는 의무 사항으로 전과, 병역, 세금 납부 현황 등을 반드시 기재해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 등록이 취소된다.
결국 이들은 3억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대선 출마에 나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선을 나가면서까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후보 자신 혹은 후보가 속한 정당을 알리기 위해서 출마를 결정한다. 사적 이익 때문에 대선에 출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후보는 다른 주요 후보들과 비교해도 시대적 소명 의식이 뒤처지지 않는다.
지난 제20대 대선에 출마했던 한국국민당 이경희 후보 측은 당시 경향신문을 통해 “후보 이름 한 번 알리려고 나온 것이 아니라 꾸준한 정치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군소 후보의 경우 일반적으로 1페이지로 제작하는 선거 공보물도 16페이지로 제작했다. 그는 해당 사실을 언급하면서 “일회성으로, 혹은 장난으로 선거에 나온 것이라면 이렇게 정성을 쏟을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군소 후보의 기준에 부합하는 이는 세 명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와 황교안 무소속 대선 후보, 송진호 무소속 대선 후보이다. 이 중 권영국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정의당의 2022년 지방선거 득표율(4.14%) 덕분에 TV토론회에 출연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16일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으로,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사회로 나아가겠다”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나머지 두 후보는 군소 후보 토론회를 통해 얼굴을 비췄다. 황교안 무소속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내며 이름을 알렸다. 황 후보는 지난 4월 출마를 선언하며 “부정선거 척결을 위해 국민의힘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라고 출마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기호 8번 송진호 무소속 후보는 전과 17범이라는 화려한 ‘범죄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현재 우리 사회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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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돈 있으면 더 좋은데 쓰지 지들 이름이 뭐가 잘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