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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인력 쓸어간 중국, 단물만 쏙 빼 먹었습니다

이시현 기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모빌TV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출처:AI 생성 이미지

중국 반도체 업체로 향했던 한국 엔지니어 27명 가운데 26명이 이미 짐을 싼 것으로 파악됐다. 높은 연봉과 주거·교육 지원까지 약속받고 건너갔지만 실제 머문 기간은 평균 2.9년에 그쳤다. 더 눈에 띄는 건 이들이 평범한 경력직이 아니라 국내 반도체 현장에서 평균 15년 넘게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이었다는 점이다. 중국 업체가 이들의 기술과 현장 노하우를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링크드인 등을 조사한 결과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로 이동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고연차 인력은 최소 27명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들의 경력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에서 일한 기간을 모두 합하면 415.9년에 달했고 1인당 평균 경력은 15.4년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명은 생산 현장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수석·임원급 인력이었다.

단순히 특정 분야의 기술자만 끌어간 것도 아니었다. 회로설계와 공정통합뿐 아니라 단위공정·장비, 수율·결함분석, 첨단 패키징 등 생산 전반에 필요한 인력이 골고루 포함됐다. 최근에는 범용 D램을 넘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인력까지 중국 업체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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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실은 이 같은 구성이 반도체 공장 하나를 가동할 수 있는 인력을 묶어서 확보하는 ‘턴키’ 형태와 유사하다고 봤다. 특정 기술 하나를 얻는 수준이 아니라 공정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경험과 판단 능력을 통째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직 과정에서도 곧바로 CXMT로 향하지 않은 사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27명 가운데 15명은 국내 기업을 나온 뒤 장비·소재 업체, 외국계 기업, 대학 연구교수 등을 거쳐 중국으로 이동했다. 통상 1~2년인 전직 금지 약정을 비껴가기 위한 경로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시된 조건도 파격적이었다. 의원실이 확보한 링크드인 메시지에는 기존 연봉보다 60% 높은 수준부터 최대 2배까지의 보수 조건이 담겼고 3∼5년 고용 보장과 임대주택, 자녀 교육비 지원 등도 제시됐다.

출처:디파짓 포토

하지만 실제 근무 결과는 이런 장기 보장 조건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확인된 한국인 엔지니어 27명 가운데 26명은 이미 CXMT를 떠났으며 평균 재직 기간은 3년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원실은 중국 업체가 생산라인 구축과 공정 안정화에 필요한 경험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활용한 뒤 계약 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CXMT에서 나온 뒤에도 중국 반도체 업계에 남은 인력도 적지 않았다. 화웨이 홍콩연구소와 하이실리콘 등으로 다시 이동한 사례가 7명 확인되면서 한국 핵심 인력이 중국 내 여러 기업으로 재배치되는 흐름도 포착됐다.

CXMT 자체의 연구개발 조직 역시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2022년 말 2,606명이던 R&D 인력은 올해 6월 7,491명으로 늘어나 약 2.9배 규모가 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국내 연구 인력 증가율은 12.7%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핵심 기술 인력의 해외 이동을 국가 차원에서 들여다볼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25년 CXMT를 중국 군사기업 명단인 1260H에 포함해 제재하고 있지만 한국 산업통상부는 합법적인 해외 채용을 막거나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료를 제공한 최 의원은 “반도체 기술은 설계도뿐 아니라 20~30년 동안 축적한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 그 자체”라며 “핵심 인력의 이동을 파악하고 관리할 국가 차원의 추적 체계를 구축하고, 인재들이 국내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보상과 재취업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높은 몸값 자체보다 영입 이후의 흐름이다. 국내에서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중국 기업에 합류한 뒤 대부분 짧은 기간 안에 자리를 떠났다는 점에서다. 반도체 기술 경쟁이 장비와 설계도를 넘어 사람에게 쌓인 경험을 확보하는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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