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사내 소통 게시판 ‘나우톡’에 작성자 이름을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시행 직후부터 직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익명 뒤에 숨은 폭언과 비방 등을 줄이겠다는 회사의 취지와 달리 직원들이 실명까지 공개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노조원들은 자신의 이름이 담긴 조합원증을 직접 게시하는 방식으로 반발에 동참했다. 실명제 도입이 오히려 직원들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지면서 사내 분위기가 주목받고 있다.
SBS 비즈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8일 0시부터 나우톡에 전면 실명제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게시글뿐 아니라 댓글을 남길 때도 작성자의 이름이 공개된다.
제도 시행 이후 직원들의 반응은 회사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이어졌다. 특히 DX부문 나우톡에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문제 삼는 글과 함께 경영진의 책임과 사내 소통에 대한 불만이 연이어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이름이 공개되는 상황에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한 직원은 “익명으로 까부는 거 보기 싫어서 실명으로 전환한 것 같은데, 그냥 없애지 왜 남겨 놓냐”라며 회사의 결정을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건강한 비판과 제언을 회피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회사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라며 실명제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노조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일부 직원은 이름과 노조 가입일이 표시된 모바일 조합원증을 캡처해 나우톡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여러 직원이 참여하면서 ‘조합원증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나우톡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도 도마에 올랐다. 실명제 전에는 사내 인트라넷 상단에 마련된 메뉴를 누르면 게시판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제도가 바뀐 뒤에는 해당 바로가기가 없어져 공지 게시판 등을 통하지 않으면 나우톡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직원들은 실명 공개에 이어 이용 편의성까지 낮아졌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실명제 도입 이유는 게시판 내 부적절한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폭언과 비방을 비롯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건전한 소통 환경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나우톡의 폭언·비방 문제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 개선지도를 한 점도 제도 변경의 배경으로 꼽힌다.
노조는 실명제를 소통 개선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그동안 나우톡에는 합의안과 보상체계, 경영진의 책임과 소통 부재를 지적하는 임직원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라며 게시판에서 직원들의 문제 제기가 계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회사가 선택한 것이 ‘소통 확대’가 아닌 ‘실명제 전환’이라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폭언과 비방 등을 막겠다는 삼성전자의 조치가 시행됐지만 직원들의 비판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첫날부터 실명을 공개한 문제 제기와 조합원증 게시가 이어졌고 게시판 접근 방식에 대한 불만까지 추가됐다. 회사와 직원들이 실명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확인된 가운데 나우톡 운영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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