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9시가 근무 시작 시각인 회사에서 사장이 매일 오전 8시 50분까지 출근하라고 지시한다면 그 10분은 근로시간일까. 직장에서는 여전히 ‘업무 준비를 위해 조금 일찍 오는 것은 기본’이라는 인식과 ‘회사가 의무적으로 요구한다면 그때부터 근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10분이라는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쟁점은 회사가 조기 출근을 사실상 의무화하는지에 있다. 더하여 이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현재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 근로시간을 휴게시간 제외 총 40시간, 1일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같은 조 제3항은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을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회사에 도착한 시각만으로 근로시간이 자동으로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실제 업무를 시작한 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대법원도 근로시간 여부를 판단할 때 이 원칙을 적용한다. 앞서 대법원은 근로자가 실제 작업을 하지 않는 휴식이나 대기 상태에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다면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반대로 재판부는 사업장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시간을 근로시간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한다.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업무 방식,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정도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9시 출근이지만 10분 전에 회사에 도착하라’는 지시 역시 구체적인 상황이 중요하다. 직원이 스스로 여유 있게 출근해 커피를 마시거나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라면 그 시간을 곧바로 근로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회사가 오전 8시 50분 출근을 반복적으로 지시하고 출근 여부를 확인하면서 업무 준비나 조회, 인수인계 등을 요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10분 전에 도착하지 않은 직원의 명단을 작성하거나 면담과 교육 등 불이익을 주는 상황도 같은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명목상 출근 시간이 오전 9시지만, 오전 8시 50분 출근을 의무화한다면 실제 근로시간이 언제부터 시작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한 권고인지 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업무상 지시인지에 따라서도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대법원 판례의 핵심은 회사에 도착한 시각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는지 여부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매일 인수인계 등을 위한 오전 회의에 따른 ‘10분 조기 출근’을 연장근로 시간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반대로 근로자가 정해진 출근 시간에 사업장에 들어오기만 하면 모든 의무를 다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무 시작 시각부터 실제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면 이에 맞춰 근무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각과 업무 시작 시각을 어떻게 정했는지,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준비 행위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업무 준비시간 역시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유니폼 착용이나 장비 점검, 조회처럼 업무 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회사가 특정 장소에서 하도록 의무화하고 실질적으로 통제한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근로자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일찍 도착한 시간까지 모두 회사가 보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몇 분 일찍 왔느냐’보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했고, 회사가 이를 어느 정도 통제했는지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10분 조기 출근 문제를 단순히 직장인의 예의나 세대 갈등으로만 접근하기도 어렵다. 회사가 근무시간 외 행동을 사실상 의무화한다면 노동법상 근로시간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직원이 자발적으로 일찍 도착해 개인적인 준비를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같은 10분이라도 회사의 지시와 통제 여부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달라지는 셈이다.
결국 오전 9시 출근을 오전 8시 50분 도착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10분 정도는 사회생활의 기본’이라는 말만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회사가 그 시간의 사용 방법을 정하고 지각 여부까지 관리한다면 근로시간에 해당하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현행 근로기준법과 대법원 판례가 보는 핵심은 시간의 길이가 아닌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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