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조 가입 여부를 정리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하며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단순 내부 논란에 머물던 사안이 실제 고소와 수사로 이어지면서 임직원 개인정보 활용과 노조 관련 정보 관리 방식 전반에 대한 파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조직 내부에서 다수 직원의 신상과 노조 가입 여부가 함께 정리된 자료가 공유됐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침해와 노동권 문제까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 내부 관리 체계뿐 아니라 노사 관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삼성전자 측이 제기한 고소 사건과 관련해 개인정보 담당 부서 및 법무팀 관계자들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수사 초기 단계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빠르게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자료 생성 경위와 유통 과정, 관련자 범위 등을 중심으로 기초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일 특정 직원이 임직원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포함된 자료를 작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직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회사 측은 이 자료가 업무와 무관한 방식으로 생성되고 공유됐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고소 다음 날 사내 공지를 통해 내부 상황을 공개했다. 공지에 따르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에서 수십 명 이상의 직원 정보가 포함된 자료가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자료에는 부서명과 이름,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이를 두고 “업무 목적과 무관한 정보 활용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함께 별도로 접수된 또 다른 개인정보 무단 조회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사내 시스템을 통해 직원 개인정보를 대량 조회한 직원 1명을 추가로 고소했다. 해당 직원은 약 1시간 동안 2만 회 이상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이상 트래픽 감지 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두 사건 간 연관성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동일 조직 내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관련 사건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각각의 사건을 개별적으로 조사한 뒤 필요할 경우 병합 수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일탈인지, 조직적 관리 부실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조 가입 여부와 같은 민감 정보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최근 과반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 측은 장기간 파업이 이어질 경우 상당한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불거지며 노사 갈등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조속한 시일 내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관련자 조사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건의 사실관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기업 내부 운영 방식과 노사 관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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