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칩스법’ 폐지 시사
보조금, 세제 혜택 받을 예정
삼전, 하이닉스가 직접 부담해야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칩스법과 관련해 폐지를 시사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칩스법이 폐지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파악된다.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착공하는 기업에 보조금과 저리 대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법을 의미한다. 칩스법으로 인한 총지원 규모는 2,800억 달러(약 408조 원)에 달하며,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미국에 시설을 건설하는 기업들에게 직접 제공하는 보조금만 527억 달러(약 77조 원)를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4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반도체 공장을 건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공장 착공 과정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9조 원)의 공장 설립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받기로 한 바 있다.
같은 달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를 미국 첫 반도체 패키지 공장 부지로 정했다. 해당 공장은 아직 착공 전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장 건설에 미국 정부로부터 4억 5,000만 달러(약 6,200억 원)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 지원을 받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보조금은 현재까지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칩스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기로 한 보조금이 지급되기 전에 폐지될 경우 두 기업에서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대폭 상승하게 된다.
지난 4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외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법은 끔찍하고 끔찍한 일이며,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가지고 있지만 (반도체법은) 의미가 없다. 그들은 우리 돈을 가져가고 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그간 발생했던 칩스법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소폭 높아진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에 팟캐스트에서 칩스법을 ‘나쁜 법’으로 강조했다. 팟캐스트에서 그는 “칩스법과 관련한 거래는 너무 나쁘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트럼프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에게 “그들은 자신들을 보호해 주길 원하면서, 제대로 돈을 내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칩스법이 폐지되고 보조금이 무효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다만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착공 예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편,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공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향후 전략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3일 오후(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진행한 후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 9,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0년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표 이후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로 늘렸으며, 이번 신규 투자 계획 발표로 투자액은 총 1,650억 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이러한 TSMC의 투자 계획 발표와 관련해 트럼프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며 상당 부분을 TSMC가 만들 것”이라며 “이것은 경제 안보는 물론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들도 TSMC와 같은 전략을 펼칠지와 관련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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