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1주일간 중고차 매물 증가
등록 184% 상승 업계 우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돌연 불길이 치솟아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전기차 화재 위험이 대두되면서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 매물이 쏟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독일 벤츠사의 EQE 350 모델로 중국 파라시스 테크놀로지가 생산한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해당 업체는 배터리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업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큰 화재 소식에 전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직접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현장을 방문하여 간담회를 열었다. 이후 벤츠코리아는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45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벤츠코리아 측은 “사고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하여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벤츠코리아는 당시 해당 화재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뒤덮으면서 주민 103명이 옥상 등으로 대피했으며, 135명이 소방대원에 구조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지원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큰 피해가 발생한 전기차 대형 화재에 대한 여파로 국내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기준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는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소식이 전해진 1일 이후 7일간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이 1주일 전인 지난달 25~31일과 비교했을 때 184% 치솟았다고 밝혔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벤츠사의 EQE 350 모델의 경우 같은 기간 접수된 중고차 매물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다. 1주 전에는 0건이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대형 화재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중고차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엔카닷컴에서도 지난 1일에서 8일까지 접수된 ‘내 차 팔기’ 매물 중 벤츠사의 EQE 350 모델 총 13대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한 달 동안 접수된 물량인 5건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다. 엔카 닷컴 플랫폼에서 ‘2024년 8월 자동차 시세’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이브이(EV) 6 중고차 가격은 지난달(7월)과 대비했을 때 각각 1.97%, 1.11% 떨어졌다. 특히 수입차 가운데 테슬라의 경우 모델 3과 모델와이(Y)가 각각 2.61%, 3.36%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온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흐름에 이어 대형 화재 논란까지 겹치면서 수요 둔화 가속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전기차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자 현대차의 경우 국민 불안감을 감소하기 위해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면서 인식 변환에 앞장섰다. 기아 역시 조만간 해당 정보를 공개하기로 밝혔다.
한편 ‘전기차 포비아’ 현상이 대두되자 정부 관계자는 “13일 국조실 주관으로 추가 회의를 개최하여 전기차 화재 예방 관련 단기 대책들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회의에서 관련 부처들은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의 큰 틀을 비롯해 방향성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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