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배달 취업 증가
특정 비자만 근무할 수 있어
하루 4천 원에 명의 빌려
한국의 배달 시장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택배·배달 업종에 ‘불법 배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하여 4,000원 수준만 지불하면 명의를 대여해주거나, 한국인 브로커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택배·배달 업종 불법 취업 단속에 적발된 외국인 수는 137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 한 해 동안 동일한 단속에 적발된 외국인 수는 117명이었다.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적발건수보다 상당한 규모로 증가한 셈이다.
이와 같은 추이가 지속된다면 올해 택배·배달 업종에 대한 외국인 근로자 불법 취업 건수는 지난해 대비 3배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민생과 긴밀히 연결된 일자리 분야에서 불법 취업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외국인이 배달 기사로 근무하기 위한 조건은 매우 제한적이다. 특정한 비자를 소지한 이들만 채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기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비자는 F-2(거주), F-5(영주), F-6(결혼이민) 등으로 전해진다.
배달업과 같은 단순 노무 업종의 경우 민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일자리 보호 등의 목적으로 외국인 취업이 제한된다. 배달 플랫폼 역시 직접 고용한 배달 기사에 대해 엄격한 취업 조건을 적용한다고 한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배달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의 경우 자체 배달플랫폼인 ‘배민 커넥트’에 대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때 거주·영주·결혼이민 비자를 보유한 외국인만 배달 기사로 취업을 허용한다.
반면 국내 유통업계의 대형기업인 쿠팡의 산하 브랜드 ‘쿠팡이츠’는 자체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의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는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배달 기사로 취업하기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최근 택배·배달 업종을 대상으로 외국인 불법취업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 따르면 불법 취업의 사각지대는 주로 배달 대행업체가 거론된다. 일부 배달 대행업체의 경우 편법을 통해 외국인을 근로자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더하여 브로커를 통해 한국인의 명의를 빌린 뒤 위장 취업하는 경우도 확인됐다. 채널 A의 보도에 따르면 유학 비자인 D-2 비자를 가진 유학생을 대상으로 배달 대행업체 관계자가 명의를 빌려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이들이 명의를 빌려주는 금액은 한 달 기준 20만 원 수준이며 하루에 4,000원꼴이라고 한다. 하루 단 4,000원에 누군가의 명의를 빌릴 수 있는 것이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 유학을 온 많은 학생이 이러한 방식을 통해 배달 기사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하여 이들은 보험이 없어서 사고 대처가 미비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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