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생 366명 소송 제기
법원 학교·국가 손 들어줘
학습권 침해 아닌 적절한 조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지독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의 그늘에서 전 세계가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잔상이 남아있다. 최근 일명 ‘코로나 학번’ 국립대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학습권 침해 등을 주장하면서 등록금 환불 소송을 벌였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수업으로 강의를 들은 경험은 학습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지난 2020년 7월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환불 소송을 제기했다. 더하여 등록금 반환을 위해 국가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해당 소송을 제기한 국립대 학생들은 서울대와 인천대 등 366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상우)는 서울대·인천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과 국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낸 원고 366명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비대면·병행 수업 방식을 채택하여 실시했다는 것만으론 부실한 수업을 제공하여 학습권을 침해했다거나 재학 계약상 의무에 대응하는 조항을 불완전하게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이 비대면 수업을 시행한 것은 학습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면 비대면·병행 수업 방식에 대해 위법성이나 피고들의 귀책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해당 수업 방식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 이상 피고들의 교육 서비스 제공 의무가 이행불능됐다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서 국립대 학생 366명은 국립대가 국고로 운영되는 것이 원칙임을 들며, 학생들은 교육과 시설에 해당하는 등록금을 지불했으나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국립대의 특수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립대생들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자 ‘등록금반환운동본부’를 구성하여 학교 측과 국가를 상대로 법정 다툼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판결을 포함하여 등록금 반환 청구 소송은 모두 학생들이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양대·서강대·이화여대 등 10개 대학교의 사립대학생들 또한 이와 같은 이유로 제기한 등록금 반환 소송은 1심에 거쳐 2심까지 진행되었지만, 모두 원고인 학생들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당시 사립대생 등록금 반환 소송을 판결한 1심 재판부는 “비대면 수업 방식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면서도 학생을 비롯해 국민의 생명권·건강권 등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자 불가피한 조치다”라고 판단하여 학교 법인과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사립대생 등록금 반환 소송을 판결한 2심 재판부 또한 “학교 법인이 제공해야 할 교육 서비스가 대면 수업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없다”라며 “고등교육법은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반드시 대면 수업을 전제로 등록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으며 교육부도 원격수업 교과목 수와 별도의 학점 상한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주장한 도서관 등 교육시설을 제한적으로 운영하여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전염병 차단과 예방의 목적으로 안전배려의무를 적절히 이행한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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