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와 관련한 발언으로 유죄 판단을 받은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안 교육감 측은 과거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이 당시 제보를 토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소개한 것이었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검찰은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내용을 마치 확인된 것처럼 전달했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최 씨를 둘러싼 과거 발언의 허위성과 비방 목적 인정 여부가 항소심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원지법 제2형사항소부는 19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안 교육감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1심 재판부는 안 교육감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으며 안 교육감과 검찰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앞선 1심 결심 과정에서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문제가 된 발언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 전 의원은 여러 방송 매체에서 최 씨의 해외 재산과 방산업체 관련 의혹 등을 언급했다. 안 전 의원은 “최 씨 독일 은닉 재산이 수조 원이고 자금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컴퍼니가 수백 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와 외국 방산업체 사이의 관계를 언급한 발언도 재판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안 전 의원은 “최 씨가 외국 방산업체 회장을 만나 무기 계약을 몰아줬다”라고 말했고 스위스 비밀계좌에 들어간 국내 기업 자금이 최 씨와 관련돼 있다는 내용도 제기했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해 최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안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항소심에서 안 교육감 측은 당시 발언 경위와 공익성을 앞세웠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최 씨가 외국 방산업체 회장을 만났다’라는 주장은 지인으로부터 받은 제보를 소개한 것일 뿐이고, 회장이 당시 서울을 방문한 건 사실이어서 피해자가 회장을 만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직접 만들어낸 내용이 아니라 외부에서 전달받은 정보를 소개한 것이라는 취지다.
국정농단 사건이 당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는 점도 무죄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안 교육감 측은 “당시 국정농단은 2016년부터 2018년 기간 동안 국내의 최대 정치적 이슈였다”라며 당시 발언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국회 청문회 위원으로 공공의 이익에 따라 제보를 소개했을 뿐 피해자를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할뿐더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어떤 이유나 동기도 없다”라고 무죄 판단을 요청했다.

검찰은 제보의 신빙성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맞섰다. 검찰은 “당시 제보자로 지목된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번복해 실제로는 피해자와 관련된 제보를 들은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사실 확인서도 피고인의 부탁을 듣고 작성한 것이었다”고 반박 논리를 폈다. 안 교육감 측이 제시한 제보 경위 자체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독일 검찰의 수사 상황을 확인했다는 당시 발언도 검찰의 주요 반박 대상이 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독일 검사에게 수사 상황을 전혀 확인받은 게 없음에도 수사 상황을 확인한 것처럼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의 해외 은닉 재산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악의성이 있었으며 비방 목적 역시 인정된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당시 안 교육감이 국회의원 신분이었다는 점도 검찰은 강조했다. 검찰은 “이 발언 당시 피고인은 국회의원이었으나 가짜뉴스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면죄부를 받을 수 없고, 이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안 교육감이 항소심에서는 당시 발언의 공익성과 제보에 근거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앞세워 무죄를 주장하는 가운데 검찰은 허위성 및 비방 목적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린 가운데 안 교육감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6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