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침묵을 이어오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일명 ‘당게(당원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자신과 가족들이 일부 게시글과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당의 익명 게시판 운영과 내부 표현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논란이 단순 게시물 문제가 아닌 당내 신뢰와 권한 행사 문제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30일 SBS 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에 출연한 한 전 대표는 자신과 가족이 당게에 작성한 일부 게시물 존재를 뒤늦게 알았다고 고백하면서도 직접 게시한 글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 전 대표는 “비판받을 문제라면 그건 제가 달게 비판을 받겠다. 가족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저를 비난할 문제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제가 감수하겠다”라고 피력했다.
그는 “1년 반 전쯤에 저와 제 가족들에 대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들이 당 게시판을 뒤덮던 상황이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제 가족들이 익명이 보장된 당 게시판에다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인 사설, 칼럼 이런 걸 올린 사실이 있다는 걸 제가 나중에 알게 됐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렇게 올린 게시물이 명예훼손이라든가 무슨 모욕이라든가 이런 내용이 아니다. 일간지 사설, 칼럼을 익명으로 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전 대표는 당의 익명 게시판 운영에 대해 “당에서 당원들에게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허용해 준 것이지 않나. 그럼 익명성을 보장해 줄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하며 익명성 침해가 가져올 당내 표현 자유 위축을 우려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모욕성이나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 훼손 같은 거라면 범죄로 수사하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 사설 등으로 정부나 권력자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사람이 누군지 색출하는 전례를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당무감사위가 밝힌 ‘한동훈 명의의 계정이 존재한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저는 (당원 게시판에) 가입한 사실조차 없기 때문에 ‘한동훈 전 대표 명의의 계정이 있고 그게 같은 IP’라고 한 이호선 씨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한 전 대표는 김병기 민주당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뉴스를 덮기 위해서 뭐가 나오면 이런 식으로 당게를 매번 던진다”라며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우연이 겹치면 우연이 아니지 않는가라는 의심까지 하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앞으로 누군가에게 기분 나쁜 글을 쓰면 범죄 수준이 전혀 아닌데도 익명 게시판을 매번 까볼 거냐”며 “그렇게 되면 우리 당에서 누가 소신 발언을 하겠느냐”라고 내부 의사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한 전 대표 가족의 명의와 동일한 계정들이 게시글의 87.6%를 작성했고, 대부분이 단 2개의 IP에서 접속됐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에게 적어도 관리 책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중앙윤리위에 관련 내용을 송부한다”고 전했다. 당내 갈등이 단순한 게시판 논란을 넘어 권력 내부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윤리위의 판단과 당 지도부의 입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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