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쿠팡 오찬 논란이 녹취록 공개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 원내대표가 박대준 당시 쿠팡 대표와의 식사 자리에서 쿠팡 임원 인사와 관련된 민감한 자료를 직접 제시했다는 정황이 담긴 통화 내용이 보도됐다. 그간 “공개 일정”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김 원내대표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문제의 오찬은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지난 9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5성급 호텔 식당 개별 룸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 원내대표와 박 전 대표 외에 국회 대관을 담당하는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총괄 부사장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CBS노컷뉴스는 박 전 대표가 지난달 5일 회사 고위 관계자와 통화한 녹취록을 확보해 단독 보도했다.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9월 5일 오찬 자리에서 김병기 의원이 뭘 보여줬는데 내가 알아서는 회사에 좋을 게 없는 것 같아서 외면했다. 거절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전 대표는 “나는 이 불편한 진실을 나도 모르고 회사도 모르길 바랐다”라며 “내 관심이 회사에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하나도 끼고 싶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의 제안이나 설명이 회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대목이다.
녹취록에는 특정 인사의 거취와 관련된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포함됐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오찬 중 김 원내대표는 서류 가방을 열어 쿠팡 내부 인물과 관련된 자료를 직접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은 김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전 대표는 “(김 원내대표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오찬 이후 김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진 쿠팡 임원들이 해외 발령을 받거나 해고 통보를 받는 등 사실상 인사상 불이익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임원은 임용된 지 한 달여 만에 해고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이 오찬 자리에서 오간 대화와 무관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1일 “국회의원은 사람 만나는 것이 직업”이라며 “가능하면 더 많은 이를 만나려 노력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만남에 대해 “비공개가 아닌 100% 공개 만남이었다”라며 “사장 포함 직원들 4~5명도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16일에도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식사했다”라며 “그날 나는 파스타를 먹었고 가격은 3만 8,000 원”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식당이나 참석자들에게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녹취록 공개 이후 김 원내대표의 해명과 실제 오찬에서의 발언·행동 사이에 괴리가 있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찬 성격과 발언의 맥락, 인사 조처와의 연관성 여부가 향후 쟁점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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