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신안에서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한 염전 운영주가 중증 지적장애인을 30년 가까이 착취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지역의 인권 현실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세다.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신안군 신의도에서 염전을 운영하던 A 씨는 지적장애인 장모(60대) 씨에게 2019년부터 약 4년 반 동안 임금 6,6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기소돼 벌금 3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2014년에도 부친과 함께 또 다른 지적장애인을 착취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처분이 내려지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피해자 장 씨는 IQ 42의 중증 지적장애인으로, 1988년 경기도 성남에서 실종된 뒤 가족의 품을 떠난 지 37년 만인 지난 7월 가족에게 발견됐다. 장 씨 가족은 법원에서 요양병원이 신청한 성년후견인 관련 서류를 받고서야 그의 생존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오랜 기간 염전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손발이 묶이는 등 비인간적 대우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염전이 폐업하면서 요양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 측은 그를 ‘무연고자’로 인식했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A 씨 부자는 2014년 염전 강제노역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피해자들을 섬 밖으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됐다. 장 씨는 이후에도 A 씨와 분리되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착취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안군과 경찰은 과거에도 장 씨 실태를 확인하고 수사를 의뢰했지만, 장 씨가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해 강제 분리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장 씨 측 법률대리인 최정규 변호사는 “국가가 피해자의 의사만 이유로 방치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구조할 기회를 놓쳤다”라고 지적했다.
신안 지역의 염전 착취 문제는 10년 넘게 반복되고 있다. 과거 ‘염전 노예’ 사건으로 처벌받은 인물이 신안군 의원에 당선되는 등 제도적 감시와 자정 기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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