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3년 8월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스카우트잼버리’가 부실 기획과 운영으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25년 4월 10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서 조직위원회, 여성가족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며 40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준비는 부족했고, 점검은 수박 겉핥기였으며, 보고는 거짓투성이였다”고 평가하며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 등 12명에 대한 인사조치와 여가부 국장 등 6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문제는 부지 선정부터 시작됐다. 전북도는 침수 우려가 있는 지역을 육안으로만 확인하고 야영 후보지로 확정했으며, 야영지 개발이 지연된 사실을 숨기고 허위로 ‘2019년까지 시설 완공’이라 기재한 계획서를 제출했다.
행사 준비와 운영도 허술했다. 실질적 총괄 역할을 맡은 사무총장은 전문성이 부족한 여가부 퇴직 공무원이었고, 전체 인력 중 국제행사 경험자는 6.3%에 불과했다. 폭염, 식수, 의료, 해충 방제 등 필수 생활 서비스 준비도 미흡해 얼음 구매 중단, 생수 부족, 상한 달걀 지급 사태가 발생했다. 참가자 이탈에도 조직위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등 안전 관리에 실패했다.

부당 계약과 입찰 조작, 허위 보고도 만연했다. 해충 방제는 비전문 업체에 맡겨졌고, 급수관은 수압 저하 문제를 안고 납품됐다. 숙영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업체 계약에는 특정 업체를 위한 입찰 조건이 설정됐으며, 전기공사는 자격 미달 업체가 맡았다. 준비 지연에도 여가부는 현장점검에서 ‘준비 완료’라 허위 보고했다.
여가부의 감독도 형식적이었다. 현장점검 6회 중 3회는 야영지 내부조차 방문하지 않았고, 4건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심지어 갑질 논란이 있는 직원을 팀장으로 배치하는 인사도 이뤄졌다. 결국 여가부는 행사 일주일 전인 2023년 7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시설 설치 완료’라는 허위 보고를 했고, 감사원은 “정부 차원의 마지막 대응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잼버리 사태는 단순 실수가 아닌, 공공행정의 무책임한 구조와 점검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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