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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화장품’이 설화수가 되지 못한 현실 이유, 뭐길래?

한하율 기자 조회수  

호텔신라 화장품 브랜드 ‘시효’
2년 2개월 만에 사업 철수
같은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출처: 뉴스1/제작이미지
출처: 뉴스1/제작이미지

“왜 설화수는 성공하고, 시효는 실패했을까?” 호텔신라가 야심 차게 선보였던 럭셔리 뷰티 브랜드 ‘시효’가 론칭 2년 2개월 만에 시장에서 사라진다.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고급 화장품 시장을 겨냥했던 이부진 사장의 프로젝트가 왜 실패로 끝났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반면, 같은 ‘럭셔리’ 이미지를 내세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한방 화장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두 브랜드의 운명을 가른 차이는 무엇일까?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2022년 6월, 호텔신라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 사모펀드 앵커PE와 함께 합작법인 ‘로시안’을 설립하고, 같은 해 11월 ‘시효’를 론칭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면세점 매출이 감소하며 호텔신라의 다각화 전략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시효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을 겨냥해 24절기에서 영감을 얻은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우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시효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브랜드가 뚜렷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시효를 떠올릴 만한 대표 제품이나 상징적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설화수가 윤조 에센스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출처: 로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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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채널의 부족도 문제였다. 시효는 신라호텔과 신라면세점,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 일부 채널에만 의존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지 못했다. 최근 뷰티 시장에서는 럭셔리 브랜드도 올리브영이나 쿠팡 같은 대중적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시효는 전통적인 면세점과 백화점 중심 전략에 머물렀고, 이는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문제는 고스란히 로시안의 재무 성과에 반영됐다. 시효의 론칭 첫해인 2022년, 로시안은 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에도 적자는 확대되며 누적 손실이 심화했다. 매출은 기대를 크게 밑돌았고, 높은 마케팅 비용과 재고 부담이 더해지면서 브랜드 운영 종료로 이어졌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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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설화수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려왔다. 설화수의 기원은 1932년, 아모레퍼시픽 창립자인 서성환 회장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가 동백기름을 만들어 판매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통은 1966년 ABC 인삼 크림으로 이어졌고, 1997년 설화수라는 브랜드로 완성됐다. 설화수는 한방 화장품이라는 독창적 콘셉트를 내세워 꾸준히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다. 하지만 동시에 중장년층이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는 고급스러운 한방 화장품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젊은 소비자층과의 거리를 벌리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설화수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한방 이미지에 예술적이고 현대적인 요소를 더하며 젊은 세대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변화했다. 블랙핑크 로제와 배우 틸다 스윈튼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하며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협업으로 문화와 예술적 감각을 결합했다.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강화하며 브랜드에 대한 선망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출처: 시효
출처: 시효

설화수의 성공은 단순히 고급 이미지를 넘어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 소비자 공감대, 접근성을 아우르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윤조 에센스 같은 스테디셀러는 브랜드 신뢰를 쌓는 데 기여했고,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혔다. 이는 시효와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결국, 시효의 실패는 럭셔리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소비자와의 교감을 형성하는 데 실패한 데 있다. 설화수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브랜드 스토리와 접근성을 강화한 반면, 시효는 브랜드 정체성과 차별화 전략을 명확히 세우지 못했다. 럭셔리 뷰티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고급스러움’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설화수의 사례는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와 소비자 공감대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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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율 기자
content@mobilit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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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윤조에센스 요즘 윤아가 모델하는데,이부진씨 신라호텔경영에만 힘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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