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재원 산정기준 변경
불어난 리스부채 규모 영향
조정 FCF 규모 비공개 진행
지난 20일 카카오가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사업연도부터 오는 2026년 사업연도까지 3년간 적용되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가운데 주주환원 재원 산정 기준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재원 산정기준을 바꾼 이유를 두고 최근 불어난 리스 부채 규모를 지적했다. 여기서 리스 부채는 사업 운영에 필요한 건물 임대료를 말한다.
지난 2022년 2월 처음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후속 조치인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연간 별도 기준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골자다. 즉, 기존 정책과 다르게 별도 조정 FCF 산출 방식을 변경해 리스 부채 상환금액을 주주환원 재원에서 제외한 것이다. 조정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선수금·미지급금과 자본적지출(CAPEX), 리스 부채 상환액을 제외한다.
특히 이들은 성장을 위해 핵심사업에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종속회사가 다수 존재하는 점을 고려해 연결이 아닌 본사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배당은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7% 이상으로 기준을 세웠다. 해당 정책은 내년 2월 2024년 실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카카오는 “앞으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해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책임경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며 일례로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5월과 8월, 각각 1억 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매입한 사실을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총 9명의 주요 임원이 1인당 5,000만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매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동참하기도 했다. 덧붙여 카카오는 사내이사 보수를 회사의 주가 변동률과 주요 재무지표 등을 고려해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주주 환원 재원에서 별도 기준 리스 부채 상환액을 제외하는 식으로 산출 방식을 변경한 이유는 리스 부채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가 밝힌 듯이 이들은 전체 주주환원 재원 중 7% 이상을 현금 배당에 사용하고, 나머지 재원으로 자기주식을 취득·소각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카카오가 발표한 기존 주주환원 재원 산출 기준은 연간 별도 기준 FCF의 15~30%로 파악됐다. 다만, 회사가 ‘조정 FCF’ 산출 방식을 변경한 것에 따라 조정 FCF의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경영 판단에 따라 리스 부채 상환액을 주주환원 규모 기준에서 빼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부동산 임차 비용 등 영업비용 세부 내역은 경영상 보안을 위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조정 FCF 규모는 비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리스 부채와 상환액은 지속해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장·단기 리스 부채는 각각 1조 4,267억 원, 1,6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12.9% 상승했다. 즉, 증가한 리스 부채 상환액은 올해 3분기 기준 860억 원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6.6% 늘어난 결과다.
한편, 카카측은 배당금 규모 산정 기준을 변경한 것에 대해 주주환원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도록 주주환원 재원에서 리스부채 상환액을 제외하는 대신 산출 비율을 늘렸다고 부연했다.
또한, 현금배당 규모는 전년도 주당 배당 규모 이상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며 주주들의 원성을 잠재웠다. 지난해 카카오의 별도 재무현금흐름 중 배당금 지급에 쓴 비용은 262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대비 13.9%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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