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
분양 가격·시기 조율 중
대구 악성 미분양 심각
대구의 한 아파트가 준공 이후 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방치’당하고 있어서 화제다. 도대체 무슨 사연으로 1,000가구 가까이 되는 대규모 아파트가 ‘유령 아파트’로 전락해 버렸는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 아파트는 대구시 달서구 소재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로 알려졌다.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는 대구 지하철 1호선 상인역 5번 출구로 나와 도보 15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교통 편의성이 뛰어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더하여 주변엔 1990년대 지어진 구축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주거 선호 또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하여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는 부지 바로 옆 왕복 10차선 상화로와 접해 있어 높은 접근성을 가졌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최근 일명 ‘유령 아파트’ 신세가 되었다. 이는 시행사가 분양 일정을 미루는 사이 아파트 시공이 완료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집계하는 미분양 공동주택 통계에 들어가지 않는 등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심지어 이 아파트의 분양을 맡은 시행사는 자금난에 처한 상황으로 정확한 분양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가구가 쏟아지면서 이런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가구는 7만 1,997가구로 3월보다 10.8% 증가하여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분양 가구가 7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2023년) 4월 이후 1년 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같은 기간 6.3% 증가하여 1만 2,968가구로 확인됐다.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이 심각한 가운데 대구의 경우 7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510가구로 1달 만에 27.85%가 증가했다. 하지만 ‘상인 푸르지오 센텀파크’와 같이 미분양 사각지대에 놓인 아파트는 집계되지 않아 실제 미분양 가구는 더욱 많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대구의 부동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구의 경우 아직 미분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다, 지역 경제 또한 침체하여 주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문제까지 안고 있다”라며 “당분간 부동산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대구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을 넘어서 공매로 아파트가 팔리는 상황까지 왔다”라며 “이렇게라도 미분양이 해결돼야 거래가 이뤄지고 추후 시장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부동산 시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올해 준공 승인을 받았지만, 대구에 쌓인 미분양 가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시기와 가격 등을 고려하여 눈치 싸움을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한 관계자는 “시행사가 구청에 분양 신고 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라며 “아직 분양 시기와 가격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대구는 악성 미분양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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