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동산 흔들려
매매가 33주째 하락세
매물 적체 현상 해소 필요
한때 국내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가 최근 장기화하는 집값 하락세로 부동산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전국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먼저 상승 전환했던 세종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며, 최고가 대비 40~50% 수준에 거래되는 반토막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고운동 ‘가락 20단지 베르디움’ 전용 84㎡는 지난 1일 3억 7,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2020년 12월 7억 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52.8% 하락한 수준이다.
이어 고운동 ‘가락 7단지 프라디움’ 전용 84㎡도 이달 1일 4억 4,9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8억 5,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52%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인근 종촌동 ‘가재마을 5단지 세종 엠코타운’ 전용 84㎡ 역시 지난 5일 5억 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2020년 11월 8억 3,800만 원 거래됐던 매매가에서 반토막이 난 수준으로 거래됐다.
이어 아름동 ‘범 지기 12단지 에코 타운’ 전용 84㎡는 지난달 5억 3,000만 원에 팔렸으며, 이는 지난 2020년 11월 10억 5,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집값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운동·아름동·종촌동 등지에서 가격이 계속 내리고 있다”며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특례 보금자리론이 시행되며 세종시의 부동산 가격은 소폭 오른 바 있다.
다만, 이내 주저앉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외지 투자자의 유입 역시 줄어들었다. 이는 국회의사당 이전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 등이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변모하며 기대감에 올랐던 가격이 원점을 찾은 것이다. 이런 부동산 불황이 지속되자 세종시의 외지인 매입 건수는 전년 대비 30% 넘게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종시에 부동산 투자를 할 경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며 ‘원정 투자’의 발길이 주춤해진 것이다.
지난 9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종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거래 건수는 총 594건으로, 지난해 대비 32.3% 감소했다. 이어 전체 매매 중 외지인 매입 비중도 지난달 기준 29.5%로, 작년 동기 대비 7.5%포인트(p)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통계를 2020년 부동산 활황기와 비교하면 세종시의 위상이 급전직하했다는 점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이는 당초 세종시의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44.93% 오르며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집값 급등에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2021년 1월엔 외지인 매입 비율이 전체 매매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전국 시도 중 가장 먼저 상승 전환했으나 같은 해 10월 하락 전환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 부동산의 불황은 지난해 11월 넷째 주부터 올해 7월 초까지 33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동안 5.07% 하락한 수준으로 보이며, 동일 기간 전국 집값이 0.67%, 수도권은 0.24% 하락한 것과 비교해 봤을 때 급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상황에 한때 세종시 집을 사들였던 공무원들도 최근에는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의 한 중개업자는 “예전에는 공무원 특별공급을 통해 분양받거나 아니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았다”고 밝히며 “요즘에는 공무원들도 전세나 월세를 선택하지, 매수는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세종시의 집값 약세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즉각적인 반등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종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건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매물 적체 현상이 해소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재 시기가 세종 부동산 투자의 최적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부동산 업계에서 현재 나오고 있는 ‘하반기가 내 집 마련의 적기 타이밍’과 함께 아파트값의 반등이 일어나기 전 투자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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