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1호선 경산 연장
홍준표 역명 줄여라 지시해
경산시 합의점 찾겠다
대구 지하철 1호선 경산 연장 구간을 두고 홍준표 대구 시장이 역명이 너무 길다며 이름을 변경하라고 지시하여 화제다. 이에 대해 역명을 결정한 경산시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2023년) 말 경산시는 시정 조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한 ‘부호경일대호산대역’과 ‘하양대구가톨릭대역’으로 역명을 정했다. 두 역 모두 경산 지역의 이름과 인근 대학교의 이름을 넣은 것이다. 경산시는 시민 의견으로 결정된 역명이며 개통을 앞두고 역명 변경은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은 ‘부호경일대호산대’와 ‘하양대구가톨릭대’ 두 역은 모두 8글자로 너무 길어서 읽고 부르기 어렵다는 이유로 역명 교체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7일 홍 시장은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경산 지역에 신설된 역명이 너무 길어 혼란이 많다”라며 “이러한 이유로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경산시와 긴밀히 협의하여 역명을 단순화하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구시 관계 부서 및 대구교통공사는 경산시에 역명 변경을 검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더하여 구두로 “바꾸지 않으면 대구시에서 직권으로 변경하겠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교통공사는 두 역의 이름을 ‘부호역’과 ‘하양역’으로 변경하는 ‘경일대’, ‘호산대’, ‘대구가톨릭대’ 등의 대학이름은 역 이름 아래 괄호로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대구교통공사는 전공차 안 객실 표시기에 최대 7글자까지만 역 이름이 들어갈 수 있다며 역 이름 교체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더하여 대구의 코레일 역명과 도시철도 역명이 동일한 ‘대구역’과 ‘동대구역’을 예로 들면서 ‘하양대구가톨릭대역’을 코레일 ‘하양역’과 같은 이름을 사용해야 이용객들의 혼동을 막을 수 있다며 설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산시는 대구교통공사의 지침에 따라 의견 수렴을 통해 지어진 역명이며, 사전에 긴 이름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알려주었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더하여 경산시는 현재 역사 외벽 간판을 비롯해 안내판 등 완공된 상태여서 오히려 역명을 변경하게 될 경우 시민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역명을 교체할 경우 수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산시 장동훈 도로철도과장은 “학교와 지명이 포함되니 사항이기 때문에 어쨌든 대구시 의사도 중요하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비롯해 주민들하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현일 경산시장은 “역명이 매우 길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대학 도시로 불리는 경산의 상징성을 살리자는 시민의 뜻에 따라 정한 것이다”라며 “원칙적으로 하나 번 정한 역명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을 대구시에 밝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시장은 “대구시와는 광역 교통망 구축 등 함께해야 할 사업들이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로 엇박자를 내고 싶지 않다”라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은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 마디에 지난해 결정된 역명을 바꾸면 갈등과 혼란만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더하여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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