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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진출 권유에 손석희가 질색팔색한 진짜 이유

이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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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스 1

한국 방송사에서 오랜 시간 존재감을 드러내 온 손석희가 자신의 언론 인생을 돌아보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방송 현장에서 겪었던 갈등부터 사회적 참사를 보도할 당시의 고민까지 지난 40여 년의 시간이 그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에 나서라는 권유를 받았던 경험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손석희는 자신이 지켜온 직업적 신념을 되짚으며 그 선택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시대목격’ 9회에서는 손석희의 방송 인생이 집중 조명됐다.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뉴스 진행과 시사 프로그램을 거쳐 현재 라디오 ‘손석희의 12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중에게 익숙한 앵커의 모습뿐 아니라 중요한 순간마다 어떤 고민을 했는지도 소개됐다.

손석희가 특히 불편하게 받아들였던 제안은 정치권 진출이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약 4,600명을 인터뷰하고 13년 연속 청취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영향력을 쌓으면서 정계에 들어가라는 권유도 뒤따랐다. 그러나 그는 “‘정치권에 가서 큰일 좀 해보라’라는 말이 가장 거북했다”라며 당시 심정을 공개했다.

정치만이 사회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 영역은 아니라는 것이 손석희의 생각이었다. 언론과 정치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을 뿐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맡은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이 정계 입문을 선택하지 않은 배경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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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방송 민주화를 위해 행동했던 경험도 다시 언급됐다. 1988년 MBC의 첫 공정방송 파업 당시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그는 공정방송 리본을 재킷 안쪽에 달고 방송에 나섰다. 손석희는 이를 자신의 “가장 비겁했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출처:EBS

1992년 파업 과정에서 구속됐던 일화에서는 뜻밖의 사진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푸른 수의를 입고 웃는 모습이 촬영됐는데 이는 평소 친분이 있던 카메라 기자가 직접 찾아오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손석희는 낯익은 동료의 카메라 앞에서 멋쩍은 마음에 웃음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면서 내렸던 결정에도 관심이 모였다. 고(故) 박수현 군의 아버지가 전달한 휴대전화 영상이 있었지만, JTBC는 움직이는 장면 대신 정지된 화면을 사용했다. 손석희는 유가족들이 자녀의 마지막 모습을 영상으로 접할 때 겪을 고통을 고려해 아버지의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의 중요한 계기가 된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에 얽힌 사연도 공개됐다. 당시 관련 자료 확보 과정에서 한 건물 관리인의 신뢰와 협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손석희는 그 신뢰의 배경으로 앞서 세월호 참사 때 보여준 보도 태도를 꼽았다.

오랜 세월 언론 현장에 머무르게 한 동력은 거창한 목표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웠다. 그는 “제일 좋아하는 일을 그나마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망신당하지 않고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자 자기만족이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손석희가 정치권의 권유보다 언론인의 길을 택한 이유 역시 이러한 직업관과 맞닿아 있다. 방송에서 공개된 여러 장면은 그가 어떤 선택을 해왔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줬다. 정계 진출 권유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정치와 언론을 바라보는 그의 오랜 소신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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