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급 유흥주점에서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사건에 뜻밖의 변수가 떠올랐다. 사건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에 배당됐지만 담당 재판장인 박강균 부장판사와 지 부장판사가 사법연수원 31기 동기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동기 관계가 법적인 당연 배제 사유는 아니지만 박 부장판사가 회피하거나 재배당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재판부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지 부장판사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에 배당됐다. 재판은 박강균 부장판사가 담당한다. 아직 첫 재판이 열리는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다.
지 부장판사가 법정에 서게 된 것은 2023년 8월 있었던 술자리 때문이다. 그는 당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주점에서 변호사 2명에게 409만 원 상당의 술값을 결제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 부장판사 사건을 넘겨받은 박 부장판사의 과거 재판 이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심을 심리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사건도 여러 건이다. 이정섭 검사의 대기업 접대 의혹과 관련된 사건을 비롯해 프로농구 선수 허웅 씨의 전 여자친구가 연루된 명예훼손 사건 등도 박 부장판사가 심리하고 있다.
다만 지 부장판사 사건이 박 부장판사의 심리로 그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두 사람이 사법연수원 31기 동기라는 관계가 확인되면서 다른 재판부가 사건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재판에서 자동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담당 법관이 피고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공정하게 사건을 심리하기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재판을 피하는 ‘회피’를 선택할 수 있다.

박 부장판사가 직접 회피하거나 사건 재배당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지 부장판사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가 달라지게 된다. 이 경우 사건은 다른 재판부에 무작위 방식으로 다시 배당된다.
실제 피고인과 재판부 구성원의 사법연수원 동기 관계로 재배당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대장동 사건 항소심에서는 재판부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피고인 남욱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로 재배당을 요청했다. 이후 해당 사건은 기존 재판부가 아닌 다른 재판부에서 맡게 됐다.
지 부장판사 사건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에 사건이 배당돼 박 부장판사가 심리를 맡게 됐다는 사실이며 첫 재판기일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결국 술 접대 혐의로 피고인석에 서게 된 지 부장판사의 재판은 시작 전부터 담당 재판부와의 관계가 변수로 떠올랐다. 지 부장판사와 박 부장판사가 사법연수원 31기 동기라는 사실만으로 재판부가 반드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박 부장판사가 회피 또는 재배당을 요청할 경우 다른 법관이 사건을 심리하게 된다. 첫 재판 일정과 함께 현재 배당된 재판부가 실제 심리를 이어갈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