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분·전분당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 온 주요 제조업체 4곳이 장기간 가격 담합을 벌인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수년간 가격을 함께 조정하며 시장 경쟁을 제한했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과 삼양사,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7,47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2018년 5월부터 7년 5개월 동안 이어진 전분 및 전분당 가격 담합에 따른 조치다.
과징금 규모는 기존 최고 수준으로 꼽히던 7개 밀가루 제조사의 담합 사건 과징금 6,710억 원을 넘어섰다.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담합 기간 동안 모두 13차례에 걸쳐 가격 조정 방안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식품업체와 제지업체, 철강업체 등 기업 간 거래에 공급되는 전분과 전분당 제품의 가격을 함께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시장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과 전분당은 가공식품뿐 아니라 제지와 철강 등 다양한 산업에서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공정위는 국내 시장을 사실상 점유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이 경쟁 대신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면서 약 6조 원 규모의 거래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위는 코로나19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시기에도 업체들이 가격 인상 부담을 거래처에 전가했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021년 4월부터 매년 약 200만 톤 규모의 전분 원료용 옥수수에 대해 0% 관세를 적용해 왔지만, 업체들은 가격 담합을 통해 시장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가격 담합 외에도 전분당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가격을 함께 정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사안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상태로 추가 제재 여부가 검토될 예정이다.
형사 절차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4월 대상과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법인 3곳과 관계자 등 모두 25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삼양사는 수사 과정에서의 협조 등을 고려해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원재료 시장에서 장기간 이어진 담합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린 사례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원자재와 생필품 등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담합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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