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에 정치권과 재계, 학계 안팎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계 원로들과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으며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특히 극단적 대립과 막말 정치가 일상화된 최근 정치권 상황과 맞물리며 “품격과 통합의 상징 같은 인물이었다”라는 회고도 잇따르고 있다. 생전 학자와 외교관, 총리로 활동하며 남북관계와 한미외교, 민주주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던 만큼 정치권 내부 충격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 빈소에는 이틀째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삶과 업적을 되새기며 애도를 표했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은 학자이자 외교관, 총리로 활동하며 남긴 고인의 통합 리더십과 품격 있는 정치 문화를 높게 평가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대학 시절 고인의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며 “수십 년 동안 누구에게도 막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올곧고 인자한 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통일원 장관 시절 마련한 평화통일 구상이 훗날 정부 통일 정책의 토대가 됐다”라며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역시 빈소를 찾아 과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인연을 떠올렸다. 그는 “1980년대 재야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당시 고인이 큰 도움을 주셨다”라며 “전민련 활동 시절 처음으로 재야 민주화운동 단체와 총리가 공식 회담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고인 덕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예비회담과 서신 교환 과정에서도 고인이 직접 많은 역할을 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보수 진영 인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고인이 구축해 온 대미 외교 네트워크는 지금 한미동맹의 기반 중 하나가 됐다”라며 “국제 정세가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의 현자를 잃은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빈소를 찾아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오랜 인연이 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원유철 전 새누리당 의원은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을 언급하며 “당시 9룡 시대 속에서도 상대를 인격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정책으로 경쟁했던 품격 있는 리더십이 지금 정치권에 꼭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재계와 학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미국 대사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오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라며 “나라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늘 겸손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도 “인품이 정말 훌륭했던 분으로 기억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종교계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김장환 목사는 “여러 대통령을 모시고 높은 자리를 거쳤음에도 권력에 연연하지 않았던 분”이라며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았던 이웃 같은 지도자였다”고 회상했다. 이날 빈소에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주한 영국·일본 대사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도 잇따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통일부 역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통일부는 “고인은 통일부총리 겸 국토통일원 장관 등을 역임하며 평화통일 기반 마련에 헌신했다”며 “1988년 7·7 선언과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1994년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립 등을 통해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격변의 시기에도 원칙과 균형감을 잃지 않았던 고인의 통찰은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며 “고인의 뜻을 기리며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를 넘어 폭넓은 존경을 받았던 원로 정치인의 별세에 안타까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혐오와 극단 대립이 심해진 지금 시대에 더욱 그리운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댓글1
사람은 마음이 본 모습이다.
얼굴 알려진 곳에는 다투듯 참석해서 한 마디씩 하면서 조용하며 위대하게 산 사람에게는 몰려들지 않는게 세상의 이치다. 뉴스에 나오면 진짜 위대하지 않다. 예수님도 당시에는 사회 지도층은 눈길도 안줬고 380년 동안 이단으로 홀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