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째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최서원 씨에게 법적 판단 하나가 새롭게 더해졌다. 국정농단 사건의 상징적 증거로 꼽혀온 태블릿PC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되면서 오랜 기간 이어진 소유권 분쟁이 대법원에서 마무리됐다. 형사 재판과는 별개로 진행된 민사 소송에서 반환이 확정되면서 당시 수사 과정에서 활용된 증거물의 법적 지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 3부는 최서원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 인도 소송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고 원고 승소를 확정했다. 상고심에서 별도의 심리 없이 하급심 판단을 유지한 것으로, 국가가 보관 중인 태블릿PC를 반환해야 한다는 결론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셈이다. 이번 판단으로 1심과 2심에서 이어졌던 법원의 판단이 모두 유지됐다.
이번 소송은 형사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과 민사상 권리관계가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최 씨는 해당 태블릿PC를 실제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형사 재판에서 자신의 소유로 인정된 점을 근거로 반환을 요구했다. 즉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이 인정된 이상 민사적으로는 돌려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태블릿PC 사용과 소유를 부인한 행위가 방어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형사 절차에서의 진술만으로 민사상 소유권까지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형사와 민사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결정으로 이어졌다.
국가 측은 최 씨가 해당 태블릿PC를 조카 장시호 씨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다. 장 씨가 “필요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고 기기를 가져갔다는 진술을 근거로 소유권 포기 또는 증여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2016년 10월 초 장 씨가 직원들과 함께 최 씨 자택에서 물건을 옮기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점은 인정됐다. 다만 해당 태블릿PC가 포함됐더라도 단순 보관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유권이 장 씨에게 이전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2심 역시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폐쇄회로 영상만으로 장 씨가 실제로 태블릿PC를 반출했는지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태블릿PC는 두 대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JTBC가 발견해 검찰에 제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장 씨가 보관하다 박영수 특검팀에 제출한 것이다. 이 가운데 JTBC 관련 태블릿PC 역시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됐으며 최 씨는 2024년 1월 이를 돌려받았다.
최 씨 측은 태블릿PC와 관련된 수사 과정에 대해 별도의 법적 대응도 이어가고 있다. 직접 사용하지 않은 기기를 근거로 범죄가 인정됐다는 취지로, 당시 특검팀 관계자 등을 상대로 5억 6,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는 형사 판결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민사 책임 다툼이다.
최서원 씨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형을 선고받고 2016년부터 복역 중이다. 이번 대법원판결로 태블릿PC 소유권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수사 과정과 증거 활용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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